'10년 희망고문' 다시 시작되나..토지보상 느리고 일부는 보이콧

김동은,유준호 2021. 4. 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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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착공·2025년 입주
정부목표 희망사항 될수도
하남은 초기 조사도 거부
"10년 걸린 보금자리꼴 날라"

정부가 3기 신도시에 대한 사전청약 일정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착공과 본 청약을 거쳐 2025년에는 청약자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21일 국토부는 "4월 초 기준 하남 교산은 56%, 인천 계양은 52% 토지 보상 절차가 완료 됐다"며 "3기 신도시 토지 보상 문제는 전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는 구체적인 착공 시점과 본 청약 일정, 입주 일정은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기존 3기 신도시 물량 17만3000가구에 올해 추가된 광명시흥지구 7만가구를 더하면 정부가 3기 신도시를 통해 공급하겠다고 밝힌 가구 수만 24만3000가구에 달한다. 국토부는 2023년까지 토지 보상 절차를 완료한 뒤 보상 절차가 완료되는 곳부터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3기 신도시 주택 착공과 입주 시점은 지구별로 제각각이긴 하지만 이르면 2023년 착공에 들어가고, 2025년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3년 본 청약 전까지는 지구별 토지 보상 절차를 완료해 차질 없이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르면 4년 내 3기 신도시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남교산지구는 토지주들이 지장물(공공사업 시행 지구에 속한 토지에 설치되거나 재배 중이라 공공사업 시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 조사를 거부하고 있고, 남양주왕숙지구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토지 보상 협상에 더 이상 속도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정부가 목표하는 입주 시기는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일 것"이라며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큰 하남 교산과 면적이 가장 큰 남양주왕숙지구는 지장물 조사와 토지 보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정부 바람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보상 절차가 언제쯤 끝난다고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가 청약을 강행할 수는 있겠지만 청약자들에게 장기간 희망고문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수요자들도 사전청약 일정에 뛰어들어야 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에서는 '사전청약 덜컥 들어갔다간 10년 동안 희망고문만 당하게 될 것' '청약 난민으로 전락하면 어쩌나' 등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일각에선 2010년대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지연돼 사전청약자들이 오랜 기간 무주택 상태로 고통받아야 했던 사례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남 감일 B1블록의 경우 2010년 12월 사전청약을 했지만 본 청약은 무려 10년이 지난 2020년 7월에야 이뤄졌다.

[김동은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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