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데이터로 '스킨케어 산업'의 혁신을 꾀하다

중기협력팀 김태윤 기자 2021. 4. 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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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도의 스킨케어

2002년 서울대 공과대학 입학. 모션플레닝, 머신러닝, AI(인공지능) 연구자. 20편 이상의 논문 발표. 간단하게 추려본 전도유망한 어떤 과학자이자 공학도의 발자취다. 이 젊은 인재는 왜 뷰티 산업에 뛰어들었고 무엇을 이루고 싶은 것일까. 10년 이상 인공지능과 로봇공학(AI & Robotics Tech, ART) 분야에 몸담아 왔던 엄태웅 아트랩 대표를 만났다.

엄태웅 아트랩 대표/사진제공=아트랩

엄 대표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역시 뜬금없는 진로변경이었다. 잘나가던 공학도가 왜 뷰티 스타트업 대표가 됐을까. 질문과 동시에 답변이 나왔다. "나중에 다 해볼 것이다. 교수와 IT 기업인 모두" 그러면서 "지금 이 나이 때에만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하고많은 분야 중 왜 뷰티인지' 물었다. 엄 대표는 솔직하게 처음부터 뷰티 산업을 목표로 창업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아트랩 창업 초기 엄 대표는 'AI 로봇공학을 10년 이상 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으로 어떤 산업에서든 이 기술을 산업에 녹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부딪쳐보니 한 산업을 바꾸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었다. 문득 눈에 띈 것이 뷰티 산업이었다. 그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었다. '피부가 안 좋아서 피부과를 가고, 피부가 좋아져서 다시 피부과를 가고, 또 안 좋아지면...' 의문이 꼬리를 이었고 결론에 도달했다. "이게 정말 맞나? 진짜 스킨케어를 해보자."

"화장품 시장은 정말 거대한 시장이죠. 이렇게 큰 시장에 IT도 없고 AI도 없고 데이터도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내가 최초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겨보자. '진짜 스킨케어를 해보자' 이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진짜 스킨케어, 디지털

-아트랩이 추구하는 스킨케어란 무엇인가.

엄 대표는 '스킨케어'는 '뷰티'보다 '헬스케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케어'란 끊임없이 신경 쓰고 소통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제품을 1개 판매하고 끝나면 그것을 케어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진짜 스킨케어는 '디지털'로 완성될 수 있다고 확언했다.

사람들은 얼굴에 뾰루지가 나면 스스로 검색하고 판단해 자기만의 셀프케어를 한다. 상황이 호전되면 자신만의 방법을 맹신하게 되고, 안 좋아지면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 이런 형태를 반복한다.

엄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해결할 수 있다. AI가 피부와 생활데이터에 근거해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시해주고 지속적으로 앱을 통해 피부를 관찰하며 개선하는 것. 이런 여정 끝에 내게 맞는 최적의 제품에 안착하고, 피부와 환경 변화에 따라 2주마다 더 나은 솔루션을 제시하는 시스템. 이것이 아트랩이 추구하는 '진짜 스킨케어'다. 엄 대표는 이를 '디지털 스킨케어'라고 정의했다.

"현재 뷰티 업계는 지나치게 마케팅에 매몰돼 있습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죠. 디지털·AI·데이터를 통해 스킨케어라는 본질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스킨로그, 매니폴드

-뷰티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엄 대표는 주저없이 '데이터'를 꼽았다. 뷰티 업계에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꼭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디지털 대전환이 이뤄지려면 먼저 디지털 생산·소비가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그가 '스킨로그'와 '매니폴드'를 개발하게 된 배경이다.

아트랩의 '매니폴드' 맞춤형 화장품/사진제공=아트랩

'스킨로그'와 '매니폴드'는 어떤 서비스일까. 엄 대표는 간단히 설명하면 '스킨로그' 앱으로 피부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2주마다 '매니폴드' 맞춤형 화장품을 배송받는 스킨케어 서비스라고 했다.

맞춤형 화장품을 제안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도 역시 데이터였다. 엄 대표는 대형 병원, 화장품 회사 등 다양한 곳들과 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연계하며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부 진단 테스트를 개발했다. '매니폴드'의 첫걸음이다.

테스트를 완료하면 AI 알고리즘이 700가지 스킨케어 조합 중 소비자에 알맞은 조합을 추천해 준다. 엄 대표는 이 결과는 자가진단에 근거했기 때문에 절대 완벽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꾸준히 피부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2주 동안 피부 데이터를 쌓고 업데이트하고, 다시 2주간 데이터를 기록하고 업데이트하고...' 앞서 말한 '디지털 스킨케어'의 길이다.

"'스킨로그'와 '매니폴드'는 아트랩이 추구하는 '디지털 스킨케어'의 첨병입니다.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데이터 익명화와 보안 부분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목표

-최종 목표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엄 대표는 "사람들이 왜 AI와 디지털이 필요하고 스킨케어 산업 자체가 재정의될 필요 있는지 공감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브랜드를 떠나 성분을 살피고 각 성분이 작용하는 효과 등을 데이터화 해 피부와 화장품을 가장 잘 매칭해주는 곳이 되고 싶다"고 했다.

머릿속으로 구상 중인 최종 서비스 형태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최종적인 목표는 사람들이 피부 사진을 찍으면 공장에서 성분들이 최적화돼 나오고 바로 집 앞까지 배송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기업과 투자자에게는 '진짜 AI 연구자들이 업계에 왔구나' 하는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의 마음에 닿았느냐 물으면 '아직 아니다'라고 답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죠. 소비자에게 '공학과 의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제공하는 믿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인정받는 날까지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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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협력팀 김태윤 기자 tyoon8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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