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프'·'8월 대량 생산'·'자체 도입' 백신 민심 악화되자 구호 난무

박경훈 2021. 4. 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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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중앙정부·지방정부를 가리지 않고 실체 없는 '백신 확보' 구호만 난무하는 모양새다.

다음날인 16일 국내 제약사인 휴온스글로벌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생산을 위한 기술 도입 계약 및 8월 대량 생산 전망을 발표하자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체 없는 희망적·정치적 구호에 백신 수급 불안감만 고조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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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美 스와프 진지 협의"→"美도 백신 없다 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 읍소전략까지
방역당국은 실체 없는 '8월 대량 생산' 혼란 가중
이재명, 중앙정부 협의 없이 러시아 백신 도입 추진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중앙정부·지방정부를 가리지 않고 실체 없는 ‘백신 확보’ 구호만 난무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오히려 국민 불신만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물을 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한미 백신 스와프’에 대해 “미국도 ‘백신 비축분에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전날(20일)까지만 해도 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나와 “지금 미국 측과 (백신 스와프를)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만에 공언이 허언이 돼 버린 것. 정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는 사실상 미국을 향해 ‘읍소전략’까지 펴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 진단키트와 마스크를 공급해준 것을 예로 들어 “그러한 사정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미 측에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잔치만 무성한 건 방역당국도 마찬가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5일 백브리핑 도중 갑작스레 “현재 국내 제약사 중 한 곳이 해외 승인 중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에 대해 계약을 진행 중이며, 계약이 마무리되면 8월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당국은 함구로 일관했다. 이같은 발언에 일반 국민은 물론 주식시장까지 널뛰기 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

다음날인 16일 국내 제약사인 휴온스글로벌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생산을 위한 기술 도입 계약 및 8월 대량 생산 전망을 발표하자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사항은 8월 백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사전 협의 없는 독자행보로 논란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제가 책임지겠다”며 경기도 자체 백신 수급을 계속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 지사는 21일 “백신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스푸트니크 백신을 포함한 백신 공개 검증의 장을 열어 조속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경기도는 정부와 방역당국에 이런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의 돌발행보에 방역당국은 “백신의 공급과 예방접종은 중앙부처에서 전국 통합으로 실시하는 사무인지라 지자체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닐 거라고 판단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체 없는 희망적·정치적 구호에 백신 수급 불안감만 고조시킨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전에는 정부에서 백신 도입을 말하면 ‘희망고문’이라며 믿기라도 했는데 지금은 ‘양치기 소년’이 돼 버렸다”며 “이재명 지사도 갑자기 나와서 자체 백신 도입을 언급하는 게 당황스럽게 비친다”고 말했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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