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친일인사들 단죄 그림 계속 전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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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친일인사들을 다룬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작품에 대해 한 단체가 전시 중단을 요청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술인들도 "친일 단죄 작품은 역사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한 예술적 활동이다"며 중단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정희 기념재단 측에서 작품 철거와 전시중단을 광주비엔날레재단측에 요구한 것에 대해 동료 예술가들로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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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 "박정희기념재단의 행동은 일본과 같은 모습"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일제강점기 친일인사들을 다룬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작품에 대해 한 단체가 전시 중단을 요청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술인들도 "친일 단죄 작품은 역사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한 예술적 활동이다"며 중단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1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최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이 이번 행사에 전시된 이상호 작 '일제를 빛낸 사람들'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우편물을 발송했다.우편물은 13회 행사 후원사 측에도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가 이상호의 '일제는 빛낸 사람들'은 417×245㎝ 크기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인물 92명을 선정해 수갑을 채우고 포승에 묶어 단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일 반민족 행위자를 처벌하는 작품을 비롯해 전쟁을 반대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그림 7점도 다음달 9일까지 전시된다.
이상호는 조선대학교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군사정권 시절인 1987년 걸개그림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새날이여'를 제작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박정희기념재단 측은 "이상호 화가의 작품이 박정희 대통령과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들을 왜곡·폄훼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비엔날레가 끝까지 작품을 전시하면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 측은 "이상호 화가의 작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단체가 있는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작품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다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이어 "한쪽의 주장만을 가지고 전시를 중단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 화가의 작품은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전시된다"고 못 박았다.
예술인 260명도 공동성명을 통해 전시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술인들은 성명서에서 "친일 단죄 작품은 역사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한 예술적 활동이다"며 중단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정희 기념재단 측에서 작품 철거와 전시중단을 광주비엔날레재단측에 요구한 것에 대해 동료 예술가들로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기념재단의 요구는 일본정부의 소녀상 건립 반대·철거 요구와 다르지 않다"며 "광주비엔날레재단과 후원사까지 협박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13회 광주비엔날레는 지난해 9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두차례 연기된 끝에 지난 1일 개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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