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영국 학생들에게 미친 영향

강상원 2021. 4. 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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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잃어버린 1년...

일자리 문제부터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수업 질의 저하

봉쇄조치로 인한 외로움까지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19 세대'


코로나 19로 인해 학생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는 어려움은 바로 일자리 문제이다. 학업을 마친 후 부푼 기대를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할 16~24세 사이의 학생들은 영국 평균의 3배에 달하는 14.2%의 실업률을 맞닥뜨려야 한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2월 5일(현지 시간), 이 같은 영국 학생들의 어려움을 다룬 기사를 보도했다.


작년 3월 첫 락다운이 시작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26세의 섬유 디자이너였던 프란시스 쇼(Frances Shaw)에게는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그녀는 대학에서의 노력을 보상받으며 런던에서 꿈에 그리던 직업을 갖고 남자 친구와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그녀는 실업 상태로, 요크셔로 돌아와 남자 친구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는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경력을 계속 쌓아나갈 수 있었을 테지만, 이제는 모든 일이 불확실합니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시스는 당초 임시 휴직 상태였지만, 9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 이후 실업 상태가 되었다. 그녀는 프리랜서 일자리라도 찾길 바랐지만,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정부 지원은 받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싶지만, 현재 상황은 불확실합니다. 앞으로 6개월이 가장 불투명할 것 같습니다"라고 걱정했다. 



영국의 평균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 ©영국통계청


지난해 노팅엄 대학을 졸업 한 21세의 플로 배일리는 현재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일을 하게 되어 정말 운이 좋다고 느낍니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박물관 큐레이터라는 원래의 꿈은 잠시 접어두어야 했다. 그녀는 여전히 취업준비 중이며 데본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곳은 관광 및 레저와 같이 청년층을 많이 고용하는 분야다. 좌파 싱크탱크인 공공정책연구소의 클레어 맥닐(Clare McNeil)에 따르면 아직까지 고용회복을 기대하기엔 어려운 시기다.


런던 동부의 대거넘 (Dagenham) 출신인 엘리노어 코니(Eleanor Corney)는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녀는 2년의 대학 코스 가운데 첫 1년을 코로나와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작년 A-레벨 시험 (영국의 대입시험)부터 문제가 발생했고, 올해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1년 내내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교원이나 동기생들을 한 번도 대면해본 적이 없다.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제대로 된 졸업식도 없이 작년 3월 갑작스럽게 고등학교를 마쳤고 대학생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할 기회도 없이 집에서 공부하게 됐다. 등록금을 전액 지불하고 있지만 "대학을 다니는 것 같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교사들에 의한 대입 성적 평가가 적절한 것이었는지, 온라인 수업을 듣고 난 이후에 제대로 된 직업 전선에 뛰어들 수 있을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교육의 질 저하 우려에 대해 새롭게 "교육회복위원장 (education recovery commissioner)" 케반 콜린스 경(Sir Kevan Collins)을 선임하면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였다. 존슨 총리는 아울러 교육 회복을 "국가적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잉글랜드의 교육 감독 기관인 Ofsted(The Office for Standards in Education)는 특히 취약 계층 아동들의 학습능력 저하를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발표된 국립 교육 연구 재단 (National Foundation for Educational Research)의 연구 결과, 초등학생의 영어와 수학 수준이 3 년 전보다 "명백하게 낮아졌다"는 것은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재정연구소 (The Institute for Fiscal Studies)는 코로나 19 기간 온라인 수업을 받은 세대가 장기적으로 3,500억 파운드 (약 540조 원)만큼의 소득 감소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소득감소는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잉글랜드 교육부는 이러한 사태를 예방하고자, 코로나 19 세대를 위한 교육 강화 프로그램과 130만 대의 노트북 컴퓨터 배포 등을 목표로 하는 1억 파운드 (약 1조 5천억 원) 자금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상당수 교육 대학들은 학생들의 재교육 및 직업 교육에 대한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교육 선택위원회 (the education select committee) 위원장 인 로버트 하폰 (Robert Halfon)은 코로나 19로 인한 교육 혼란이 제 위치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10년간의 정책적 지원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유학생들과 해외 노동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외국인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런던과 기타 대도시의 인구가 줄어들고 주택 임대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대출의 규모를 줄이고, 15%의 대출 보증금을 요구하면서 학생들의 주택 임대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다양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과 청년들은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는 도시에서의 생활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Shelter와 같은 주택 자선단체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임대료 하락으로 인해 청년층이 얻는 혜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코로나 19로 인한 실업률 증가는 정부의 주택 보조금 수혜자 수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코로나 19가 안정세에 접어들면 이들이 한꺼번에 퇴거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주요 경기 침체 시에 일어났던 것처럼 이러한 상황이 되면 많은 젊은이들이 부모의 집으로 다시 이사해 들어가야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미들즈브러 출신 중학교 2학년 생인 빌리(Billy)는 "(코로나 19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혼란스럽습니다. 걱정도 되고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어요"라고 말한다. 


이는 단지 빌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아동폭력위원회 (NSPCC)의 아동상담 서비스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대유행 이후 외로움을 호소하는 상담전화가 10% 증가했다.


영국 아동 위원회 위원장 앤 롱필드(Anne Longfield)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은 코로나 19로 인한 후유증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는 판데믹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더욱 큰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대처를 위해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 중요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아동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홍보할 홍보대사로서 알렉스 조지 (Alex George)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영국 브리스톨 = 강상원 글로벌 리포터 varikang@gmail.com


■ 필자 소개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고려대학교 행정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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