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모래 속 숨겨진 흰물떼새 알, 밟으면 안돼요"
[경향신문]
“이 곳은 흰물떼새가 3~6월에 알을 낳는 해안사구입니다. 해안 사구가 아닌 곳으로 산책을 부탁드리며, 부득이 지나갈 경우 알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 부탁드립니다.”
제주 해안사구에 낳은 흰물떼새 알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함께 해안사구에 알을 낳는 흰물떼새 산란지 보호를 위한 안내판 설치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난 20일 신양과 표선, 시흥, 하도, 김녕 등 동부지역 해안사구에 흰물떼새 산란지임을 표시한 알림판 11개를 설치했다. 오는 27일에는 서부지역 해안 사구 중 흰물떼새가 알을 낳는 사계 해안사구와 하모 해안사구에 7개의 알림판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제주의 해안사구는 바다와 육지 생태계의 중간지대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점이지대’로, 희귀한 동식물이 많이 생육해 보존가치가 높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해안사구에 생육하는 생물 중 하나가 흰물떼새로, 여름에만 제주로 날아오는 철새화된 부류도 있고 1년 내내 제주에서 살고 있는 텃새화된 부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일 안내판을 설치하면서 산란지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표선 해안사구에서 흰물떼새 둥지 1곳과 신양 해안사구에서 갓 부화한 어린 개체 2마리, 하도 해안사구에서 산란을 하려고 준비 중인 4쌍의 흰물떼새를 발견했다.
흰물떼새는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6월까지 제주 해안사구에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다. 하지만 해안 개발이 잦아지고, 모래해변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흰물떼새의 살아갈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보고 있다. 모래 사이에 낳은 알이 사람들 발에 밟히고 차량 바퀴에 깨지기 일쑤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번식기인 3~6울에 해안사구에 흰물떼새가 살고 있다는 것을 방문객에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오는 6월까지 흰물떼새 산란지 모니터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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