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오해 커진 테슬라 오토파일럿, 단계별로 다시 보니

조재환 기자 2021. 4. 2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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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단계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 실행시에도 스티어링 휠 잡아야

(지디넷코리아=조재환 기자)테슬라 오토파일럿에 대한 오해가 불필요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된 테슬라 모델 S 화재 사고도 오토파일럿에 대한 오해와 연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차량 판매 과정 전부터 후까지 오토파일럿 사용 주의에 대한 안내문을 내보내고 있다. 자율주행이 아닌 주행보조라는 점이 핵심 포인트다.

그러나 아직까지 오토파일럿을 완전 자율주행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명칭으로 대중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재환의 카테크’는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특징을 단계별로 정리해봤다.

기초적인 오토파일럿이 실행된 테슬라 모델 3 주행 모습. 오토파일럿이 실행되면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으라는 안내 메세지가 등장한다(노란색 네모 안).

단계별로 나눠진 ‘오토파일럿’...어떻게 구현되나

테슬라는 차량 판매 초기 오토파일럿을 미래 자율주행 구현의 핵심 시스템으로 소개한바 있다. 모델 S 초기형 모델에 들어간 오토파일럿은 방향지시등 작동만 해도,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해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토파일럿을 기반으로 한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빨리 찾아올 수 있는 희망을 대중에게 전했다.

테슬라는 이후 해마다 오토파일럿 구현 범위를 단계별로 세분화 했다.

우선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 조절하는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유지시켜주는 오토스티어 기능을 오토파일럿 시스템으로 묶었다. 해당 기능들이 들어간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모델 3를 포함한 모든 테슬라 판매 차량에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오랫동안 테슬라 모델 3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지 않으면 나타나는 디스플레이 경고

오토파일럿의 상위 단계 주행 보조 시스템은 ‘풀 셀프-드라이빙(Full Self-driving)’이다. 기초적인 오토파일럿 기능 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경로에 맞춰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과 차량 호출 기능인 ‘서몬’ 기능 등이 포함된다. 국가별 상황에 따라 신호등을 인식해 자동 정차하는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풀 셀프-드라이빙’은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옵션사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904만원을 지불해야 ‘풀 셀프-드라이빙’을 쓸 수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수입차 중에서 차로 중앙 인식 능력과 커브길 조향 보조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그룹 고속도로 주행보조(HDA)와 비슷하거나 더 낫다는 평가를 보내고 있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이 실행중인 테슬라 모델 3 15인치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운전자에게 강한 벌칙을 줄 수 있다.

만일 운전자가 오랫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오토파일럿은 수차례 경고를 울린다. 3차례 넘는 경고를 무시하면 차량 스스로 차로 중앙 유지 시스템인 ‘오토스티어’를 해제시킨다. 강제 해제된 오토스티어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재활성화 시킬 수 없다. 현대차는 이와 반대로 차로 유지 보조 등이 강제 해제되도 재활성화 시킬 수 있다. 오토파일럿을 실행해도 항상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는 테슬라만의 메시지다.

상위 단계인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두 가지 버전의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있다. 운전자가 별도 조작을 통해 자동 차선 변경을 승인하거나, 차량 스스로 운전자 확인 절차 없이 자동 차선 변경할 수 있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도 규칙이 있다. 기초적인 오토파일럿을 기반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이 때도 항상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잡아야 한다. 수차례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경고도 무시하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을 쓸 수 없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시내 도로에서는 쓸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강변북로, 올림픽대로나 고속도로 등에서 쓸 수 있다.

‘오토파일럿 내비게이션’은 아직 완벽하지 못한 주행보조 기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로가 소통 원활하면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만, 혼잡한 구간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테슬라는 어떻게 주행보조 능력을 강화시킬까

테슬라는 현대기아차와 달리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주행보조 기술인 오토파일럿을 강화시킨다. 순차적으로 오토파일럿이 업데이트 되면 완전한 자율주행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강화를 위한 최우선의 방법으로 고객 데이터를 쓴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차량 소유주의 동의 과정이 필요한데, 차량 소유주가 동의하면 실시간으로 다양한 도로 지형을 학습한다.

테슬라는 차량 별 ‘데이터 공유’ 안내 팝업창에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테슬라는 “당사는 자율 안전 기능의 개선 및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차선, 도로 표지판 및 교통신호 상태 등을 인식하는 방법을 학습하기 위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차량 외부 카메라가 촬영한 짧은 동영상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좀 더 안정적인 주행보조 또는 자율주행을 구축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데이터 수집이다. 데이터 수집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차주들의 동의가 필수다.

테슬라는 데이터 공유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짧은 동영상 등 진단 및 사용 데이터가 귀하의 차량 번호와 연동되지 않는다는 저점을 분명하게 밝힌다”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또는 주행보조 기술이 갖춰진 차량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공개됐거나 판매중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2단계 수준의 주행보조가 들어간다. 이들의 자동 차선 변경 가능한 속도 범위는 시속 50km 이상이다.

아이오닉 5와 EV6 등의 주행보조 기술은 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개선시킬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더 강한 오토파일럿 경고 나올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9일 트위터에 텍사스 모델 S 화재 사고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화염에 휩싸인 모델 S는 ‘풀-셀프 드라이빙’ 옵션이 들어가 있지 않았고, 기초적인 오토파일럿도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 조사 결과 사고 당시 운전석에는 아무도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 결과가 사고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전망이다.

텍사스 화재 사고와 비슷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다.

대중에게 질타를 받은 한 유튜브 이용자의 모델 3 오토파일럿 주행 영상 썸네일 이미지. 해당 영상은 지금 비공개처리됐다.

지난해 3월 유튜브에는 모델 3 오너의 위험한 오토파일럿 테스트 영상이 올라왔다. 오토파일럿을 실행한 후 운전자가 2열 좌석으로 이동해 시스템 구현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 영상 썸네일(대문 이미지)에는 ‘운전자는 어디로? 테슬라 Self Driving(셀프 드라이빙) 자율주행’이라고 표기됐다.

이 영상을 올린 테슬라 오너는 대중의 거센 질타를 받았고,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오토파일럿 관련 경고 수위를 조금씩 높여왔다. 만약에 오토파일럿의 기능을 너무 맹신하는 사례가 계속되면 운전자 안전을 위한 더 강한 경고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조재환 기자(jaehwan.ch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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