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구속이 3km(1~2마일) 떨어졌을 때 벌어지는 일
21일(한국 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은 14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7일 만의 등판이다. 정상 로테이션 때보다 이틀을 더 쉬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구속이 오히려 양키스전보다 떨어졌다. 토론토 전담방송 스포츠네트의 팻 태블러 해설자는 4회 집중타를 허용하자 “양키스전 이후 엑스트라 데이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구속이 1,2마일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3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할 때는 “류현진만큼 경기 전 상대타자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투수도 없다”며 경기 준비성을 칭찬했다.
타순이 두 번째 도는 4회 클린업히터 잰더 보가츠에게 돌이킬 수 없는 역전 3점 홈런을 포함해 집중 5안타를 허용했다. 올시즌 들어 처음 벌어진 일이다. 류현진의 펜웨이파크 첫 등판은 2019년 7월 15일 LA 다저스 시절 인터리그 때였다. 당시 승패없이 7이닝 7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역투한 적이 있다.
구속 저하는 토론토 출입기자의 질문에서도 나왔다. 류현진은 “구속 저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바뀌는 것은 없었다. 준비하는대로 경기에 임했는데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평소에도 89마일의 구속으로 위기를 넘겼는데 왜 보스턴전에서는 통하지 않았을까. 보스턴은 타격에 불붙은 팀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의 보스턴은 류현진이 LA 다저스시절 가장 취약했던 콜로라도 로키스 타선을 연상케했고, 펜웨피파크는 쿠어스필드 같았다. 보통의 타격팀이라면 4회 발등의 불을 끌 수 있었다. 보스턴이었기에 어려웠던 것이다. 보스턴전은 프리에이전트 계약 당시 강팀들이 우글대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어떻게 서바이벌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경기다. 하지만 류현진은 콜로라도, 쿠어스필드 벽도 넘어섰다. 두 번째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앞으로 보스턴과 18차례 경기를 벌여야 한다.
보스턴전은 피칭 구속이 1,2마일 저하됐고, 상대는 공격이 불이 붙은 팀, 나쁜 조합이 결합돼 5이닝 8안타 4실점으로 에이스 역할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류현진은 2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고 공격마저 침체인 토론토는 선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의 구위에 3안타로 눌려 4-2로 패해 3연패의 수렁으로 빠졌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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