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무너뜨린 보스턴 타선, 1위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안형준 2021. 4. 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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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1위팀이 1위인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4월 21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부진했다.

이날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최악투.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3.00으로 수직 상승했다.

시작은 좋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2회 선두타자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 3명을 모두 범타처리해 위기를 가볍게 넘겼다. 3회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병살타를 유도하며 역시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3회까지 던진 공은 단 29개에 불과했다. 지난 뉴욕 양키스전보다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타순이 한 바퀴 돌자 보스턴 타자들은 달라졌다. 보스턴 타자들은 4회에만 안타 5개를 뽑아내며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까지 한 이닝에 다 나왔다.

4회 이닝 선두타자 크리스티안 아로요는 류현진의 2구 커터가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깔끔한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타자 J.D. 마르티네즈는 2구 커터가 가운데 근처로 들어오자 욕심내지 않고 간결한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며 찬스를 4번타자에게 넘겼다.

4번타자로 나선 잰더 보가츠는 류현진에게 볼카운트 1-2 불리한 상황에 몰렸지만 류현진이 던진 4구 패스트볼을 그린몬스터 너머로 날려보냈다. 류현진은 보가츠에게 4구 시속 91.1마일 패스트볼을 몸쪽 높은 코스에 완벽하게 던졌다. 이날 던진 공 중에 가장 강한 공 중 하나였고 제구도 완벽했다. 하지만 보가츠는 이를 노리고 있다가 담장 밖으로 넘겼다.

1사 후 2루타를 기록한 마윈 곤잘레스는 스트라이크 존 낮은 코스에 완벽하게 제구된 시속 84.5마일 커터를 공략했다. 보가츠의 홈런 때와 마찬가지로 잘 던진 공이었지만 보스턴 타자들은 불리한 카운트에서 제대로 제구된 공을 공략해냈다. 2사 후 1타점 3루타를 터뜨린 바비 달벡은 초구 바깥쪽 시속 89마일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에서 두 개 정도 벗어났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것에 흔들리지 않았고 구속차를 노린 류현진의 2구 가운데 시속 72.3마일 커브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했다.

보스턴 타자들은 4회 장타 3개를 포함해 5안타 4득점을 만들어냈다. 류현진이 4회 던진 공은 26개. 한 이닝 투구수로는 많지만 5안타 4득점으로 빅이닝에 가까운 공격이 펼쳐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보스턴 타자들은 승부를 길게 가져가지 않았고 실투를 놓치지 않았으며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정확한 타격으로 반전을 만들어냈다. 팀 타격 성적에서 압도적인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2위 팀다운 확실한 공격력이었다. 보스턴 타선은 5회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에게 30개 가까운 공을 던지게 만들며 류현진을 5이닝만에 강판시켰다.

이날 보스턴 타선은 안타 8개 중 3개를 체인지업을 공략해서 뽑아냈다. 2회 보가츠의 2루타와 3회 달벡의 안타는 바깥쪽으로 완벽히 제구된 체인지업을 공략한 것이었고 5회 아로요가 기록한 2루타는 낮은 코스로 잘 향한 체인지업이었다. 보스턴 타자들은 체인지업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준비해서 이날 경기에 나섰다. 4회 기록한 5안타 중 4개는 속구를 공략한 것. 류현진이 타순이 한 바퀴 돈 후 볼배합을 바꾸는 것까지 읽어낸 타격이었다.

이날 게이브 모랄레스 구심은 류현진과 보스턴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에게 동일하게 아주 넒은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했다. 두 투수 모두 바깥쪽을 공 2개정도 벗어난 공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곤 했다. 투수에게 매우 유리한 판정 환경이었지만 보스턴 타자들은 동요하지 않고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특히 보가츠가 2스트라이크 이후 보여준 노림수는 왜 그가 타격 1위팀 4번타자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천적 양키스를 꺾으며 쾌조의 흐름으로 연승을 노렸던 류현진은 1위팀 보스턴의 강력한 타격 앞에 무릎을 꿇었다. 1점대까지 끌어내린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급상승하며 힘겨운 하루를 보내게 됐다.(사진=잰더 보가츠)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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