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매립 피해 주민들 "느슨한 법망·행정력 부재가 빚은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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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낭산면과 완주군 비봉면 폐석산은 유사한 경로를 거쳐 불법 폐기물 매립의 거대 온상이 됐다.
채석 후 비어 있는 폐석산을 적법하게 활용하겠다고 나선 매립업체들이 하나같이 약속과 다른 불법을 저지른 탓이다.
결국 유해성 높은 불법 폐기물들이 낭산면 폐석산에 쌓여갔고,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 지 수년이 지난 2016년이 돼서야 환경부 조사에 의해 불법 매립 사실이 공식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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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감독 못한 지자체 책임.. 일부 비용 지원"

전북 익산시 낭산면과 완주군 비봉면 폐석산은 유사한 경로를 거쳐 불법 폐기물 매립의 거대 온상이 됐다. 채석 후 비어 있는 폐석산을 적법하게 활용하겠다고 나선 매립업체들이 하나같이 약속과 다른 불법을 저지른 탓이다. 이들은 허가받은 적 없는 폐배터리 업체나 화학공장의 폐기물을 몰래 들여와 묻는가 하면, 복토재 수준으로만 사용하겠다던 유해 고화처리물을 전체 매립량의 99.5% 비율로 쏟아부었다.
주민들 고통에 문제가 공론화된 지 6~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책임자 처벌은커녕 폐기물 이적조차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매립 참사와 더딘 수습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역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느슨한 법망과, 있는 법조차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행정력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지적한다.
산지관리법 제39조제4항
...(중략) 토석채취를 한 산지를 복구할 때에는 폐기물이 포함되지 아니한 토석으로 성토한 후 표면을 수목의 생육에 적합하도록 흙으로 덮어야 한다. ...(중략) 다만,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하는 유해성기준과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하는 임야지역 오염기준에 적합하고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재활용 용도 및 방법에 따라 채석지역 내 하부복구지ㆍ저지대 등의 채움재로 재활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같은 법에 따라 재활용할 수 있다.
낭산면 폐석산 매립 문제는 "산지를 복구하겠다"는 업체들의 거짓된 약속에서 시작됐다. 산지관리법과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폐석산을 복구할 때 흙이나 돌가루뿐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일반폐기물을 활용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폐기물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규정은 2010년에야 마련됐다. 그 사이 업체들은 관련법을 확대해석해 2004년께부터 산지 복구에 적합하지 않은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에 폐석산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익산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시 느슨했던 법이 악용의 문을 열어줬던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법이 구체적이지 않던 시절에도 폐배터리 업체나 화학공장에서 나온 독성 폐기물을 석산에 들이는 건 엄연한 불법이었다. 그러나 일단 업체들이 허가를 받고 나면 지자체도 환경부도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유해성 높은 불법 폐기물들이 낭산면 폐석산에 쌓여갔고,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 지 수년이 지난 2016년이 돼서야 환경부 조사에 의해 불법 매립 사실이 공식화됐다. 당시 조사된 침출수에선 비소와 납 성분이 대거 검출됐다.
비봉면 폐석산의 경우에도 매립업체의 불법 행위에 오랜 시간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완주 지역 불법폐기물 매립 문제 대책위원회 측은 매립업체가 제출한 계획서와 실제 매립된 폐기물 비율이 달랐던 것을 두고 "지자체나 환경부에서 사전에 알고 막을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2012년 매립 허가가 떨어지고 5년에 걸쳐 60만여 톤의 고화처리물이 폐석산을 뒤덮은 후에야 지자체는 수습에 나섰다.
지역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미 버려진 폐기물 이적에 대해서만이라도 환경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폐기물 매립 허가는 전적으로 지자체 책임과 권한에 따른 것이지만, 모든 절차는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의 '올바로시스템'에 등록되기 때문에 중앙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환경부 측은 이에 대해 "매립 관련 업체들의 불법 행위는 인허가 기관인 지자체가 관리감독했어야 한다"며 "환경부는 일부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위 측은 "지자체 힘으로 수천억 원의 행정비용을 감당하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걸릴지 모른다"며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정원 기자 hanak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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