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역대 최고의 그래미賞
그래미 시상식은 지난 몇 년 동안 회원들의 성별, 인종 비율 문제로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투표인단의 흑인과 여성 비율이 낮아 힙합이나 여성 뮤지션 수상자가 적다고 진단받았기 때문이다. 그래미는 타개책으로 ‘다양성과 포용에 관한 전담 팀’을 만들어 격차를 줄여가는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올해 주요 부문을 모두 여성이 휩쓰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직설적 무대를 올려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의 한복판에 있는 흑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음악 잡지 롤링 스톤은 “역대 최고 그래미”라고 호평했다.
그래미가 한숨 돌렸다면 영국의 그래미라고 하는 브릿 어워즈는 이제 막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의 가수에 해당하는 ‘솔로 아티스트’ 부문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시상하는 현 제도를 바꾸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5월 11일 열리는 올해 브릿 어워즈엔 한국의 방탄소년단도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이번 비판은 성 소수자로 커밍아웃한 샘 스미스가 소셜미디어에 소신 발언을 올리며 본격 발화했다. 자신을 ‘그’나 ‘그녀’가 아닌 ‘그들’로 칭해달라고 공언한 것이다. 샘 스미스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된 시상 분야에 자기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사회를 반영하는 시상식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수퍼스타의 발언은 화제를 모으기 마련이다. 많은 기사가 쏟아지며 올해 브릿 어워즈 최대 관심사가 됐다. 특히 빌보드는 “음악 시상식에서 남녀 구분은 사라질 때도 되지 않았나?”라며 남녀 구분이 성 소수자를 배척하는 데다가 여성들을 따로 경쟁시키는 폐단도 낳는다고 지적했다.
요즘 음악 시상식의 화두는 소수자다. 심사의 전문성 못지않게 투표 과정의 차별 여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공정함을 묻는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좋은 음악을 잘 선별하는 능력은 이제 기본이다. 앞으론 차별 가능성을 살피는 데에도 같은 힘을 쏟아야 한다. 브릿 어워즈는 작년에도 이 문제를 지적받았으나 방치했다가 올해 더 큰 비판에 직면했다. 작은 흠으로 치부해 소극적이었다간 금방 외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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