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이중섭·박수근·김환기 대표작, 국현 간다

배문규 기자 2021. 4. 2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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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일가 유산 상속 구체적 내용 26일 공개 예정

[경향신문]

이건희 컬렉션 중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 리움 홈페이지
대구·호남 등 지역 작가 작품
해당 지역 미술관 기증키로
‘인왕제색도’ 등 국보급 유물
국립중앙박물관 갈지 관심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 상당수가 국립현대미술관(국현) 등 주요 국공립미술관에 기증되는 등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처와 기증 작품이 확인됐다. 이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 일가에선 다음주 초 상속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을 확정하고 세부 사항을 정리 중”이라면서 “작가들의 지역 연고를 고려해 지방 미술관에도 작품이 기증된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미술계 관심이 뜨거운 ‘이건희 컬렉션’은 국보 30점과 보물 82점을 포함한 고미술과 근현대미술품 1만3000여점이다. 민간 감정기관 3곳의 시가 감정 총액이 2조5000억~3조원으로 파악됐다.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200여점 중 1000여점 이상이 국현에 기증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농악’, ‘나무와 여인’, ‘빨래터’ 등 박수근의 작품 90여점을 비롯해 이중섭의 ‘황소’, 김환기 전면점화 등의 작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현에는 박수근·이중섭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유화가 없는 데다 김환기의 추상회화 완성형이라 할 수 있는 전면점화도 소장품 목록에 없다. 미술사적 가치가 큰 이들 작가의 작품이 기증될 경우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된다.

삼성가에선 지역 미술관에도 유명 작가의 작품 일부를 기증하기로 했다. 호암 이병철 회장의 ‘삼성상회’ 창업지이기도 한 대구의 대구미술관에는 이인성, 이쾌대 등의 대표작을 기증한다. 김환기, 허백련, 오지호 등 호남 지역 작가들의 작품은 전남 광양의 전남도립미술관으로 간다. 이중섭의 작품은 제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되며, 박수근의 작품은 강원 양구 박수근미술관으로도 가게 된다.

박수근의 ‘나무와 두 여인’ 리움 홈페이지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받을 유물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고미술품으로는 조선 후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를 비롯해 ‘금동미륵반가상’(국보 제118호), ‘수월관음보살도’(보물 제926호) 등이 있어 국보급 작품이 기증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 외 서양 근현대미술 작품 1300여점 중에는 마크 로스코 ‘무제’,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프랜시스 베이컨의 ‘방 안에 있는 인물’, 클로드 모네의 ‘수련’,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두 개의 촛불’ 등이 컬렉션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가 측은 ‘이건희 컬렉션’ 상당수를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리움과 호암미술관 등으로도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유족을 대신해 오는 26일쯤 삼성 일가의 유산 상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에선 ‘이건희 컬렉션’ 기증 방안을 포함해 이 회장 소유의 주식 배분 방안과 사회 환원 계획이 폭넓게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주식 지분만 11조366억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을 포함하면 총 납부세액이 12조~1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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