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 군 "대통령, 반군과 교전서 사망"..대선 6연임 직후(종합2보)

김성진 2021. 4. 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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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이 반군과 전투가 벌어진 전방에서 부상한 뒤 결국 사망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차드 군 대변인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 대변인 아젬 베르만도아 아구나 장군은 국영 TV방송에 나와 읽은 성명에서 데비 대통령이 반군과 전투에서 차드 군을 지휘하다가 타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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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대변인 "향후 18개월간 군사 평의회가 통치"..내각·의회 해산하고 야간통금
지난 9일 대선 유세 당시의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이 반군과 전투가 벌어진 전방에서 부상한 뒤 결국 사망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이 차드 군 대변인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68세.

군 대변인 아젬 베르만도아 아구나 장군은 국영 TV방송에 나와 읽은 성명에서 데비 대통령이 반군과 전투에서 차드 군을 지휘하다가 타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 평의회가 비상상황에서 향후 18개월간 나라를 다스린 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 평의회는 고 데비 대통령의 아들이자 4성 장군인 마하마트 카카(37)가 이끌게 된다. 과도기 대통령으로 지명된 마하마트는 그동안 대통령 경호 부대장을 맡아왔다.

군은 또 대통령 서거에 따른 내각·의회 해산 조치뿐 아니라 야간(오후 6시∼익일 오전 5시) 통행금지와 국경통제 등을 발표했다.

데비 대통령은 전날 대선 결과 6연임을 달성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자축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최근 인접국 리비아에서 침입한 반군과 싸우는 전방의 군을 시찰하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만도아 군 대변인은 "이드리스 데비 원수께선 공화국이 심각하게 위협을 당하면 매번 그랬던 것처럼 리비아 출신의 테러리스트들과 영웅적 전투 동안 직접 작전을 지휘하셨다. 그는 전투에서 부상해 (수도) 은자메나로 후송된 후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2006년 반군에게서 노획한 전술물자를 점검하던 데비(가운데) 차드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북쪽 인접국 리비아에서 침입한 반군 '차드 변화와 화합을 위한 전선'(FACT)은 대선 당일인 지난 11일 차드 국경 초소를 공격한 뒤 사막을 가로질러 은자메나를 향해 수백㎞를 남진해왔다.

차드 군은 19일 반군 300명을 섬멸하고 150명을 포로로 삼아 전투에서 대승했다면서 국민들에게 안심하라고 했다.

그러나 티베스티와 카넴 주에서 공격을 벌인 FACT는 성명에서 데비 대통령이 부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FACT는 유목민적 성격이 강한 대원들로 구성됐으며, 대통령의 전사로 볼 때 아직 전투는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BBC 월드뉴스 라디오방송이 분석했다.

차드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데비 대통령이 근 80%의 득표율로 6연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반군의 침입 외에도 주요 야권 대선 후보들이 야당 탄압 등을 이유로 보이콧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때문에 데비 대통령의 손쉬운 재선이 예상됐다.

수도 진격을 공언한 반군의 침입 후 미국과 영국은 자국 대사관 비필수 직원과 자국민 등의 철수를 권고한 바 있으며 은자메나에는 탱크가 배치돼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아프리카 최장기 집권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데비 대통령은 1990년 반란으로 권좌에 오른 후 수많은 쿠데타 기도와 반란에서 살아남았으나 끝내 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30년 철권통치를 한 데비 대통령은 반건조 사헬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는 서방의 충실한 동맹자로 간주된다. 과거 식민종주국 프랑스는 2008년과 2019년 두 차례나 반군의 침입을 격퇴하는 데 공습으로 지원했다.

데비 대통령의 드라마틱한 사망으로 서방의 사헬지역 '대테러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데비 대통령은 차드가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유가 급락에 따라 국가 부채를 갚는데 허덕이고 국내 인권 유린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차드는 사헬지역 5개국 가운데 가장 군 병력이 우수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차드는 유엔 인간개발지수에서 전 세계 189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가난한 국가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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