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가 일깨운 동기..박건우, 높이 날다

최희진 기자 2021. 4. 2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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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토끼 좇는 두산의 3번 타자

[경향신문]

두산 박건우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IA전에서 8회말 3점홈런을 친 뒤 기뻐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90트리오’ 허경민·정수빈 자극제
도쿄 올림픽 출전해 포인트 받고
1군 등록 일수 채워 FA 대박 목표
2군서 7년 절치부심 끝 진가 발휘
전 경기 안타 생산하며 4할 맹타

프로야구 두산 외야수 박건우(31)의 시즌 출발이 심상치 않다. 전 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해 4할 타율을 올리고 있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할 수도 있어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충분한 시즌이다.

박건우는 19일 현재 13경기에서 타율 0.417(48타수 20안타), 2홈런, 10타점, 10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및 안타 부문에서 리그 2위, 득점 공동 4위, 타점 공동 9위에 올라 있다. 지난 4일 KIA와의 개막전에서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터트렸던 기세를 그 후에도 이어가고 있다.

박건우가 개막 첫 달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 5시즌 중 3시즌의 개막 첫 달을 3할 타율로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처럼 무서운 페이스로 타율 고공행진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단지 타율만 높은 게 아니다. 영양가 높은 안타를 쳤다. 득점권 타율이 시즌 타율과 같은 0.417에 이르고 장타율 0.625를 포함한 OPS(출루율+장타율)가 1.097이다. 두산 내에서 OPS가 1.000을 넘는 선수는 박건우가 유일하다.

득점 생산력도 압도적으로 높다. 박건우의 RC/27(박건우로 1~9번 타순을 채웠을 때 27아웃 동안 만들 수 있는 점수)은 리그 2위 및 팀 1위인 13.41로, 팀 2위 양석환(6.02)을 크게 앞선다.

군복무 기간을 포함해 2군에서 7년간 절치부심한 박건우는 2016년 주전 자리를 꿰차기 무섭게 장타력과 빠른 발을 자랑하며 호타준족으로 인정받았다. 그해 20홈런, 17도루를 기록하더니 이듬해인 2017년 구단 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타율(0.366)과 홈런, 도루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박건우가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개인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박건우의 동기 허경민(두산)은 박건우가 개막 초반부터 질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무래도 동기부여가 충분해서 그렇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건우가 올 시즌을 부상 없이 완주하는 동시에,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돼 국가대표 포상 포인트를 받아 1군 등록일수를 채우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게 된다. KBO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최종 성적에 따라 10~60포인트를 지급하는데, 1포인트는 등록일수 1일로 환산된다.

박건우와 함께 ‘90트리오’로 불리는 1990년생 허경민, 정수빈이 지난겨울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은 것이 박건우에겐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경민은 두산과 최대 7년, 85억원에 계약했고, 정수빈 역시 두산과 6년 장기 계약을 맺고 최대 56억원을 받았다. 박건우는 태극마크와 개인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3번타자로 출장하고 있는 박건우의 활약 덕분에 두산은 최주환(SSG), 오재일(삼성) 등 중심타자들의 공백에도 시즌 초반을 7승6패의 성적으로 헤쳐나가고 있다. 박건우는 리그 3번 타자 중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올리고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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