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날'이라고 장애 학생들에 마스크 준 교육청

백경열 기자 2021. 4. 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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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학교 비축용 배포
교육감 전날 지시..긴급 결정
"이유 없는 호혜적 관점은 편견"
"생색내기용 행사" 비판 이어

[경향신문]

경북교육청이 장애인의날을 맞아 장애 학생에게만 마스크를 지급한 것을 두고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경북교육청은 이날 경북지역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 등 5237명에게 개인당 10장씩, 모두 5만2370장의 마스크를 나눠줬다. 이러한 방침은 전날 교육감 지시사항으로 결정된 후 긴급 공문 형태로 각 지역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이 이날 나눠준 마스크는 각 교육지원청 및 학교에서 보관 중인 비축용 마스크였다. 교육청은 다음달 이후 마스크 물량을 보충할 예정이다. 또 경북교육청은 각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이 특수학교를 직접 방문해 마스크를 전달하도록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장애 학생들이 받아본 마스크 묶음 겉면에는 ‘우리 함께!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전교조 경북지부 관계자는 “차별과 편견에는 장애인을 이유 없이 호혜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포함된다”면서 “특수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당국이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애인의날에 교육감의 지시로 생색내기용 행사가 열려서 안타깝다”면서 “비상시에 쓸 비축용 마스크를 써버린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장애인의날을 맞아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마침 마스크 여유분이 있어서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나눠주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여전하니 장애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가정에서도 쓸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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