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노후대비로 샀는데"..중도금 123억 원 날릴 위기
[앵커]
오늘(20일) '제보' 역시 부동산 얘기입니다.
강원도의 한 오피스텔 공사가 중단되면서 계약자들이 100억 원 넘는 중도금을 날릴 위기에 몰렸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제도에 허점은 없는지 이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짓다 만 건물 위로 드러난 녹슨 철근들.
폐기물이 여기저기 방치돼있고, 지하엔 빗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2년 넘게 공사가 중단 중인 강릉의 오피스텔입니다.
[임영승/분양 피해자 : "레미콘 타설만 하게 되면 1층은 끝나는 거죠. 끝나는데 레미콘 타설을 못 했기 때문에 안에 거푸집도 손상이 많이 갔고요."]
2017년, 대명토건은 이자 없이 중도금을 빌려주겠다며 전국에서 계약자를 모집했습니다.
분양대금은 신탁사에서 관리한다고 했습니다.
[서미숙/강릉대명르미엘 비상대책위원장 : "신탁사가 있으면 안전하다고 분명히 분양사들이 이야기했고. 월세 50만 원 정도면 노후자금으로 쓸 수 있는 그런 걸로 대부분 (분양) 받으셨죠."]
선분양률 75%, 180여 명의 계약자가 중도금 123억 원을 냈습니다.
이곳 강릉시 유천동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새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줄줄이 들어섰는데요, 외지인들의 투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명토건은 공사 2년 만에 대금이 부족하다며 공사를 포기했습니다.
대표가 다른 사업장에서의 돈 문제로 구속돼 피해자들은 따질 곳도,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분양대금을 관리한 교보자산신탁은 피해자들이 원하는 자금 거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보자산신탁은 KBS에 "자금관리의 주목적은 분양대금의 유용과 압류를 최대한 방지하는 것"이라며 법원 결정에 따라 자료 공개 수준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경순/분양 피해자 : "우리 수분양자들을 보호해야 될 신탁사가 오히려 사기업체인 시행사, 시공사를 보호하는 격이 됐습니다."]
2년 전 전국에서 5천 가구의 오피스텔을 짓던 건설사가 공사를 멈추는 등 관련 피해는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허술합니다.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분양보증 가입이 의무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은 건설사 선택사항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공사가 중단돼도 신탁사가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기존 피해자들까지 구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연수/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한종헌
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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