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서린 애관극장 지켜주세요"

박준철 기자 2021. 4. 2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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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실내극장 폐관 위기
인천시민들 보전운동 나서

[경향신문]

1895년 인천에 건립된 국내 최초의 실내극장인 ‘애관극장’이 관람객 감소로 존폐 기로에 놓이자 시민들이 극장 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애관극장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 관람객이 쏠리면서 운영난을 겪은 데다 최근 코로나19까지 겹쳐 극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민들로 구성된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모임(애사모)’은 20일 중구 경동 애관극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관극장 보전과 공공적 활용을 위한 시민들의 호소와 제안’이란 입장문을 통해 애관극장 지키기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애관극장은 1895년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건립된 한국 최초의 실내극장으로, 전통연회 등을 했다. 1925년 애관극장으로 이름을 바꿔 신파극과 무성·유성영화를 상영하다 6·25전쟁으로 전소돼 1960년대에 재건됐다.

인천 시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애관극장은 2004년 대기업 자본들이 설립한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경쟁하기 위해 1관에서 5관까지 확장해 재개장했으나, 결국 경쟁에서 밀려 쇠락했다. 적자로 2018년 매각설이 돌 때 ‘애사모’가 나서 매각 반대와 인천시 인수를 촉구해 극장주가 매각을 철회했다.

애사모는 애관극장이 건설자본에 매각돼 멸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천시가 적극 나서 보전하고, 인천 원도심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애관극장을 살리기 위해 ‘월 1회 애관극장에서 영화보기’와 애관극장의 공공 매입을 통한 항구적 보전대책 수립, 전국 문화단체와 연대하는 등 시민문화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애사모 관계자는 “애관극장은 최근 가장 큰 1관이 문을 닫은 데다 영화 관람객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민간에 팔려 현대식 건축물로 짓는 것보다 상징성과 역사성도 있는 만큼 인천시가 나서 공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애관극장은 협률사 터에 재건됐다는 상징성만 있을 뿐, 역사성은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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