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출하량 절반 '뚝'..울산 호접란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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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지만 최고의 꽃을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관엽식물로 출발해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호접란을 재배하기 시작한 김 대표는 2004년에는 농촌소득증대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농협중앙회가 주는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했을 만큼 호접란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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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쉬어야 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지만 최고의 꽃을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20일 울산 북구 농소화훼단지에서 30여년 동안 화훼를 재배하고 있는 김수선 수정농원 대표(65)가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울산의 최대 화훼단지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첫번째 위기가 찾아온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김 대표는 "최근 호접란 출하량이 50% 가량 줄어들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된다면 매출은 70% 가까이 감소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관엽식물로 출발해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호접란을 재배하기 시작한 김 대표는 2004년에는 농촌소득증대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농협중앙회가 주는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했을 만큼 호접란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김 대표는 호접란의 국내 판로가 어려워지자 미국 수출을 도모했지만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미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검역조건에 맞는 현대화 온실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데 그 비용만 무려 10억 가량이 든다"며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온실에 투자할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호접란 수출은 미국 검역규정이 까다로워 호접란은 뿌리를 세척해 선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현지에 도착하게 되면 폐사율이 높아 수출이 힘들었다.
한·미 양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부터 수출검역 협상을 시작해 5년간 논의 끝에 2017년 국내산 난을 화분에 심은 채 수출하도록 허용했다.
수출길에 오르는 호접란은 미국 LA를 경유해 플로리다주 아포카시에 있는 코러드 오키드 농장으로 먼 길을 떠난다. 울산 재배농가에서 14개월 정도 자란 난으로, 미국 현지에서 3~4개월 더 키워 꽃을 피운 후 미국 전역에 판매한다.
호접란 미국 수출에 성공한 황문구 송정농원 대표(70)는 "최근 재배한 호접란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화물선에 실어야 하는데 배가 자꾸만 지연이 된다"며 "밀리고 밀려 다음달 12일에 선적이 가능하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고 했다.
이어 "선적 일정이 지연되면 출하 대기 상태에 놓인 호접란이 20만주 정도 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인건비와 자재비, 물 관리비, 비료값, 농약값 등을 합치면 한달에 2000만원 가량 들어가게 된다"며 많은 부담을 느낀다고 전했다.
bigpict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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