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는 왜 주택공시가격에 목매나

제주CBS 이인 기자 2021. 4. 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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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71화]주택공시가격과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주택공시가격 산정 엉터리 권한 이양해야
국민의힘 소속 다른 지자체장과 공동전선 구축
노형욱 국토부장관 후보자, 대화와 소통으로 합리적 방안 찾을것
주택공시가격 논쟁 불붙인 원희룡..지지율 띄우려는 대권행보
부동산 문제와 공정의 가치 모두 담긴 주택공시가격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논쟁 벤치마킹했나
원희룡 제주지사, 수도권 지자체장에 비해 언론 노출 한계
전국적인 이슈 선점해 대권후보 존재감 뽐내기 전략인듯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도 제공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1년 4월 20일(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입니다. 오늘(20일) 71번째 시간에는 주택공시가격 이양을 앞장서 요구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를 분석한다구요?

◆이인> 원희룡 지사가 정부를 상대로 주택공시가격 이양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같은당 국민의힘 소속 다른 지자체장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 지사가 왜 그런 행보를 보이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류도성>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게 지난달이죠?

◆이인> 지난 3월 16일 제주도가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국토부가 한국부동산원에 의뢰해 진행한 제주 표준주택 공시가격 산정에서 10%가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감사원의 지난해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실태 감사결과에 따라 자체조사를 했는데 그렇게 나왔다는 겁니다.

◇류도성> 구체적으로 어떤 왜곡이 있었다는 건가요?

◆이인> 일단 제주도 자체조사에서 1134건의 왜곡현상이 나타났다는 거구요. 특히 폐가나 빈집을 표준주택으로 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 353건의 가격오류가 있었다고 제주도는 주장했습니다.

◇류도성> 국토부는 뭐라고 해명했나요?

◆이인> 국토부는 다음 날인 3월 17일 반박자료를 내고 폐가는 표준주택으로 선정될 수 없지만 빈집은 선정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표준주택 선정과 가격산정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관리하는 건축물 대장과 지방세 과세대장에 기초해 협의과정을 거쳐 이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18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주택공시가격 권한 이양을 촉구했다. 제주도 제공
◇류도성> 폐가를 선정했다는 제주도의 주장은 어떻게 반박했나요?

◆이인> 국토부는 제주도가 폐가라고 주장한 주택 일부는 빈집으로 밝혀졌고, 또다른 일부는 폐가로 확인돼 이후 표준주택에서 제외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표준주택 선정은 제주도가 만든 공부에 있는대로 했다고 거듭 반박했습니다.

◇류도성> 원희룡 지사가 재반박했죠?

◆이인> 3월 18일 원 지사는 국토부 스스로 현장조사를 안했다고 인정한 셈이라며 철저한 현장조사를 하도록 한 국토부의 표준주택가격 조사 산정 업무요령을 스스로 부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등에서 실제 폐가를 표준주택으로 삼은 것을 확인했고 국토부 훈령에 따라 빈집도 표준주택에 들어갈 수 없다고 재반박했습니다.

◇류도성> 그래서 원 지사의 요구는 뭔가요?

◆이인> 현장조사가 불성실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주택공시가격 결정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부실가격 동결과 전면 재조사도 촉구했습니다.

◇류도성> 혼자 싸우던 원 지사가 서울 서초구청장이라는 우군을 만났어요?

◆이인> 이후에도 원희룡 지사와 국토부 간 논쟁이 계속됐는데요. 그러더니 원 지사가 지난 4월 5일에는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번에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오류 사례를 제시하며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습니다.

◇류도성>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에는 또 어떤 오류가 있었다는 거죠?

◆이인> 원 지사는 제주시 아라동 A 아파트를 예로 들며 110동 1라인과 4라인의 경우 공시가격이 지난해 3억 5500만 원에서 3억 7900만 원으로 6.8%가 오른 반면, 2라인과 3라인은 5억 9천만 원에서 5억 2200만 원으로 11% 하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운데) 등 국민의힘 소속 5개 지방자치단체장이 18일 서울시청에서 주택공시가격 권한 이양을 촉구했다. 제주도 제공
◇류도성> 그런데 국토부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죠?

◆이인> 국토부는 A 아파트의 경우 1, 4라인은 33평형이고 2,3라인은 52평형으로 면적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도나 개별 특성에 따라 공시가격 변동률은 상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실거래가 상으로도 33평형은 가격이 상승했고, 52평형은 가격이 하락했다는 겁니다. 결국 면적이 다른 아파트를 사례로 들며 라인별 공시가격 상승률이 달라서 엉터리라는 제주도의 주장이야말로 엉터리라는 게 국토부의 입장입니다.

◇류도성> 싸움이 커졌어요? 원 지사가 이번에는 같은 당 국민의힘 소속 다른 지자체장과 공동전선을 구축했죠?

◆이인> 원희룡 지사를 비롯한 국민의힘 소속 5개 지자체장은 4월 18일 서울시청에서 5개 조항의 공동건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가 함께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주택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한 건의문을 발표한 겁니다.

◇류도성> 어떤 건의를 했나요?

◆이인> 우선 공동주택가격 조사.선정 보고서를 지방자치단체에도 제공하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공시가격 현실을 감안해 감사원의 조사가 이뤄지도록 지시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또 올해 공시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해 조세 부담을 완화하고, 공동주택 공시가격 결정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류도성> 국토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이인> 노형욱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어제(19일)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있는 정부과천청사에서 공시가격 권한 지자체 이양 요구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노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투기가 없어야 한다는 데 대해선 여야 지자체들이 같은 입장일 거라며 앞으로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왼쪽) 등 국민의힘 소속 5개 지방자치단체장. 제주도 제공
◇류도성> 주택공시가격 이양 요구를 앞장서 하고 있는 원 지사의 행보를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주제로 돌아가서 원 지사는 왜 그런 행보를 보일까요?

◆이인> 한마디로 대권행보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 지사의 경우 사실상의 대선출마를 한 상황이지만 지지율은 뜨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적인 이슈를 선점해 논쟁의 중심에서 연일 목소리를 내는 것이 원희룡이라는 인물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류도성> 주택공시가격 문제만큼 민감한 소재도 없을테니까요?

◆이인> 그야말로 부동산 문제가 최근 가장 뜨겁지 않습니까. 4.7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도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구요. 그래서 전국적인 이슈가 될 만한 소재로 주택공시가격 문제를 들고 나왔고 그 이슈를 선도하고 있는 겁니다.

◇류도성> 공정의 가치가 중시되는 시대이기도 하죠?

◆이인> 주택공시가격의 경우 단순히 부동산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 같은 조건의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합리적인 이유없이 서로 다르다면 공정의 가치가 훼손된 거기 때문에 국민들의 저항은 클 수밖에 없죠. 특히 지금 시기 젊은 세대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는 공정의 문젭니다. 부동산과 공정을 자극하는 소재로 주택공시가격 문제만한 이슈도 없습니다.

◇류도성> 전국적인 소재라는 점도 원 지사에게는 계속 끌고가는 이유겠죠?

◆이인> 주택공시가격 이슈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시가 됐든, 지방이 됐든 주택공시가격은 민감한 소재이구요. 바로 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공시가격이 불합리하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거잖아요. 실제로 원 지사와 국토부간 논쟁이 벌어진 후 제주에서 주택가격 이의신청이 지난해의 3배를 넘는 등 전국적으로 집단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윤창원 기자
◇류도성> 주택공시가격 논쟁에 불을 붙인건 이재명 경기지사를 벤치마킹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이인>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이라는 논쟁에 불을 붙여 정치권을 그야말로 들었다 놨다 했죠. 토론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이슈를 선도하며 기본소득을 이재명 지사의 정책이슈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 효과를 지켜본 원 지사도 기본소득에 맞먹는 이슈로 주택공시가격 문제를 들고 나왔을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류도성> 지지율이 뜨지 않는 이유, 지방의 한계라는 얘기도 있어요?

◆이인>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의 경우 수도권 광역단체장이라는 이점 때문에 연일 언론에 노출되고 관심도도 높습니다. 그래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슈가 되는데요. 하지만 원희룡 지사는 지역의 한계, 더군다나 제주라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의 단체장이다 보니 대선후보라고는 하지만 언론 노출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주택공시가격 문제를 연일 이슈로 만들며 대권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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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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