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 키운 사재기.. 공장도 선뜻 못짓는다

박종원 2021. 4. 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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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태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사재기와 함께 소극적인 설비 투자까지 겹치는 '사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반도체 부족사태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반도체 부족사태에서 가장 분명한 해결책은 공장을 더 짓는 것이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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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일시적인 증가일 수 있어
기업 설비투자 늘리는데 주저
고부가 통신장비용 생산에 집중
차·가전에 필요한 반도체는 홀대

반도체 사태가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사재기와 함께 소극적인 설비 투자까지 겹치는 '사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반도체 부족사태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반도체 부족사태에서 가장 분명한 해결책은 공장을 더 짓는 것이지만, 시장 불확실성에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백악관에서 반도체 회의를 주재하고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한 바 있다. 인텔이나 TSMC 등 주요 업체들은 올해 신규 설비 착공 소식을 알렸다. 또 삼성전자가 미국내 대규모 투자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WSJ는 반도체 공장 하나 짓는데 최소 2년이 걸리고 수십억달러가 들어간다며 증산을 체감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일부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반도체 수요 폭발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일까 걱정하고 있다. 괜히 큰 위험부담을 안고 설비를 늘렸다가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사재기도 반도체 수급란의 요인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던 미국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에 수출 제재를 가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중국 대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SMIC 등을 제제 명단에 추가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기술 및 소재 공급을 끊었다.

이러다보니 중국의 IT 및 기타 산업 고객들은 반도체를 구하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화웨이의 에릭 쉬 순환 회장은 이달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기업들이 1~6개월치 반도체를 사모으고 있으며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가 커진 것도 문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 15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고객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때문에 반도체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가 모자라 가장 불안한 곳은 자동차 업계다. 세계 1위 차량 반도체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에 들어가는 평균 반도체 가격은 170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자율주행차 같은 첨단 IT 자동차가 활성화되는 오는 2030년 기준 차량 하나당 1200달러(약 133만원)어치의 반도체가 들어갈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반도체를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손을 쓰기 어렵다. WSJ는 반도체 업계가 과거 5세대(5G) 통신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 등 마진율이 높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 나머지 차량과 일반 IT 제품에 들어가는 제품 생산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업체가 생산 장비에 지출한 투자액 27%는 스마트폰이나 최고급 컴퓨터, 데이터 센터용 최첨단 제품 제작에 쓰였다. 반면 자동차나 가전기기 등에 들어가는 일반 반도체 생산에 투입된 장비 투자액 비중은 11%에 불과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최첨단 제품라인에서 일반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개조 작업을 벌이고 공장을 비상 가동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이스라엘 파운드리인 타워반도체의 가이 에리스토프 최고전략책임자는 갖가지 비상조치를 취하더라도 전반적인 생산 능력은 5% 상승에 그치며 이마저도 6개월 넘게 지속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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