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박원순 성폭력 사과"..9개월 만에 제대로 고개숙인 서울시(종합)
朴 전 시장 장례식 관련 책임자 문책 인사
성범죄 사건 재발 방지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서울시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고개숙여 사과한 오세훈…과거 서울시 사과는 어땠나
황인식 서울시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피해를 호소한 직원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며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자를 피해 호소 직원으로 표현했다는 점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후에도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성차별·성희롱 근절 특별대책'을 발표했지만, 피해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과의 뜻을 전하지 않았다.
피해자에 대한 서울시의 사과가 명시적으로 나온건 지난 1월에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조사에서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자 서울시는 서정협 전 서울시장 권한대행의 입장문 형식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서 전 권한대행은 입장문에서 "인권위 조사 결과를 반성과 성찰의 자세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피해 직원과 가족들,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시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 시민을 모두 뭉뚱그려 사과했다는 점에서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간 서울시의 대처에 대해 오 시장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건 발생 즉시 즉각적인 대처는 물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대처는 매우 부족했다"며 "설상가상으로 전임 시장의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르고, 서울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보면서 피해자는 또 하나의 엄청난 위력 앞에서 절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세훈 시장, 朴 장례식 책임자 문책 인사
오세훈 시장은 사건 당시 인사·장례식 문제와 관련해 책임있는 자리에 있던 인사에 대해 인사명령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관련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인사는 전날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전보 발령이 난 김태균 행정국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서울시는 박 전 시장의 장례식을 서울시 기관장으로 치르고 청사 앞쪽에는 시민 분향소를 설치했다. 당시 행정국장이 장례에 관한 절차를 담당했다.
오 시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즉시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서울시 청사 내에서 성희롱 피해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그간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보 발령 등 땜질식 처방에 머물렀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사한 성범죄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분리 독립된 외부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전담특별기구를 설치할 것을 공약했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즉시 도입하고 2차 피해가 가해질 경우에도 한 치의 관용조차 없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인권위가 권고한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전담특별기구'로 격상시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성비위 사건 신고 핫라인도 개통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박 전 시장의 피해자를 만나 성폭력 사건 묵인·방조 의혹과 관련해 재조사를 요청받아 이를 시행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피해자의 업무 복귀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피해자로부터 재조사 요청을 받았다"며 "재조사를 통해 엄격히 시행해 진실과 거짓을 밝혀주되, 재조사 대상이 되는 인사 조치는 최소화해달라는 부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피해자가 업무에 복귀할 텐데 조직 내 분위기상 어색함 등을 염려해 그 분들에 대한 징계를 최소화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참 가슴이 아팠다"며 "주변 동료들로부터 어색한 대접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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