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그랩 주식 사도되나..'흙수저 버핏'은 스팩 '마이너스 손'으로

김인오 2021. 4. 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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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 상장하는 위워크·그랩
그랩, 싱가포르 상장 검토 소식도
美 증권당국 연이어 스팩 경고
기업가치 상한선 설정안 검토
팔리하피티야가 만든 스팩 주가
2월 중순 이후 최대 55%손실
올해 1월 중순부터 '테슬라 경쟁사' 루시드모터스 합병 상장설이 나온 처칠캐피털IV 스팩(CCIV)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매수 열기를 뿜은 결과 주가가 1주당 58.05달러(2월 18일)까지 올랐지만 이후로는 이달 19일까지를 기준으로 66.34% 폭락했다.
지난해 뉴욕증시를 달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투자 열풍'이 사그라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매수 저울질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에서는 '흙수저 버핏'이라는 별명이 붙은 차마트 팔리하피티야의 스팩은 최근 들어 30% 넘는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사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서도 '동남아의 우버' 그랩과 '세계 최대 공유 사무실 임대 서비스업체' 위워크는 스팩 상장 속도를 내 시장 눈길을 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동남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이 스팩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후 추가로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2차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랩이 2차 상장을 하는 경우 이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그랩과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스팩 상장 열풍이 불면서 홍콩·싱가포르도 이를 적극 활용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스팩 부작용이 불거지자 이달 초 SGX 규제기구는 '스팩이 인수해 우회 상장하려는 대상 기업은 시장 평가가치가 최소한 3억 싱가포르달러(약2500억원)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스팩 상장 규제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28일 자문위원회 협의를 거쳐 나오는대로 올해 중반부에 규제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만 그랩은 앞서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 스팩 알티미터크로스와 합병에 합의했다. 합병이 이뤄지는 경우 그랩 기업 가치는 약 400억달러에 달해 스팩 시장 M&A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앞서 그랩은 블랙록과 싱가포르국부펀드 테마섹,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등으로부터 40억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한편 위워크는 기업 가치를 90억 달러로 평가받아 지난 달 말 보우X애퀴지션(종목코드 BOWX) 스팩에 합병 상장하기로 한 바 있다. 합병 상장시 종목 코드는 WE이다. 위워크는 공유 사무실 임대 서비스를 시작해 우버와 더불어 공유경제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지만 적자와 방만한 경영이 문제돼 지난 2019년 기업공모(IPO)에 실패했고 초기 투자자이던 일본 소프트뱅크와도 멀어졌다. 위워크는 별다른 매출도 없이 스팩에 합병돼 우회 상장한 전기차 스타트업 등과 달리 어느 정도 시장 평가가 이뤄진 기업인 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활동 정상화 영향을 받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남아있다.

SPAK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나머지는 팔리하피티야의 스팩 혹은 스팩을 통합 합병 상장 기업들
다만 '스팩 상장의 성지'였던 뉴욕증시는 최근 분위기가 싸늘하다. 스리랑카 난민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흙수저 버핏'이라는 별명이 붙은 페이스북 부사장 출신 차마트 팔리하피티야의 스팩이 대표적이다.

팔리하피티야는 지난 2019년 버진갤럭틱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합병 상장시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올해 사회연결망(SNS)을 통해 게임스톱 공매도와의 전쟁·암호화폐(코인) 투자 열풍을 끌어당긴 '투자 인플루언서'로도 유명하다. 다만 버진갤럭틱은 올해 2월 17일~4월 19일 동안 주가가 54.71% 급락했고 같은 기간 소셜캐피털V도 35.55% 떨어졌다. 이 시기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급등 사태가 벌어지면 '고평가 부담'이 있던 스팩과 기술·친환경주 주가가 줄줄이 떨어진 시기다. 다만 팔리하피티야의 스팩은 스팩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데피앙스 넥스트 젠 SPAC'(SPAK)가 같은 기간 29.23%떨어진 것에 비해서도 낙폭이 큰 편이다.

올해 버진갤럭틱 주가 흐름
스팩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스타트업 증시 상장을 유도해 기업 자본 유치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9년 본격 도입됐지만 올해 취임한 조 바이든 정부는 규제 가능성을 꾸준면서 투자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8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합병 대상 기업에 대해 기업 가치가 일정액 이상인 경우에만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12일 SEC는 스팩이 발행하는 워런트(신주인수권)를 회계상 부채로 처리하는 내용의 지침을 냈다. 스팩은 IPO 때 보통주가 아니라 유닛을 발행한다. 유닛은 보통주 1주와 워런트로 구성된다. 워런트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미리 정해뒀던 가격에 합병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이달 8일 존 코츠 SEC 의장대행은 "스팩 업체들은 투자자들이 착각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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