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결국 쪼개지나? 일부 공공미술관에 나눠 기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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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 소장품이 몇몇 공공미술관에 나뉘어 기부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이라 불리는 이 전 회장 소장품 중 감정기관에 의뢰된 작품들은 세계 유명 미술관이 가진 소장품 급의 최고 수준 미술품들로 약 1만3000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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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 전 회장 미술품 기부 계획 진행 상황을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다음 주 초 삼성 일가 측은 이 전 회장 별세에 따른 미술 소장품 기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컬렉션’이라 불리는 이 전 회장 소장품 중 감정기관에 의뢰된 작품들은 세계 유명 미술관이 가진 소장품 급의 최고 수준 미술품들로 약 1만3000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삼성 일가가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리움 미술관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되고, 일부 소장품은 지역미술관에도 기부가 검토 중이다. 대구시립미술관에 근대 한국 미술사를 연 이쾌대, 이인성 등의 작품이,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천경자 작품 등이 기부 작품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서는 사회환원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컬렉션이 분산될까 우려하는 이가 상당하다.
감정과정에서 흘러나온 이건희 컬렉션의 양과 질은 그 자체로 미술관을 지으면 세계 5대 미술관급의 명품 미술관이 될 거란 증언이 많았다. 미국의 석유 재벌 제이 폴 게티가 모은 컬렉션으로 만들어져, 미국 서부 명소가 된 게티미술관, 피카소가 사망하며 남긴 작품을 그대로 보존해 피카소 미술관을 만든 사례가 거론됐다. 이건희 컬렉션은 주요 작가별로 핵심 작품이 20∼30점 엄선돼 모여 있어 그 자체로 작가의 일대기를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고 한다.
수십 년 지역에서 활동한 미술계 인사는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공공기관은 신진 작가들을 위한 전시나 다른 한국 작가들의 세계화를 위한 전시랄지, 공공기관으로서 본업도 있기 때문에 이건희 컬렉션이 실제 기부된다고 하면 그 일부를 조금씩 찔끔찔끔 내놓는 정도밖에 될 수 없다”며 “그럼 우리는 그걸 어느 세월에 다 구경이나 해보겠느냐”고 했다. 이어 “독립된 하나의 미술관을 세워 관리하고 선보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한국화랑협회 등 미술계 주요 단체와 협회에서 이건희 컬렉션 ‘보전’에 초점을 맞추어 제도개선 필요성이 거론됐던 것도 이 같은 측면이 고려된 것이었다.
또 다른 미술계 관계자는 “컬렉션은 모여 있을 때, 흩어지지 않았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콩고물 나눠 주듯이 어디는 이건희 컬렉션을 받고, 어디는 받지 않고 하는 식의 이런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아직 삼성 일가의 공식발표가 나지 않은 만큼, 정확한 기부 규모와 분산 규모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특히 구하기 조차 어려운 일부 작품만으로도 지역 미술관들로서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적정선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전국에 국·공립미술관은 2019년 기준 74곳이다. 오는 25일은 이 전 회장 별세 6개월이 되는 날인 만큼, 다음 주 삼성 일가 측의 공식 발표에는 이 전 회장 소장 미술품을 어떻게 처분할지 세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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