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미국과 '백신 스와프' 진지하게 협의 중"
[경향신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0일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백신 스와프’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미 파트너십에 기반한 백신 스와프를 검토한 적이 있냐고 묻자 “(검토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측과 협의도 했다”며 “지금 미국 측과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미 간의 백신 협력은 다양한 단계에서 중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18일 방한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와도 백신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백신 스와프’는 금융위기 등 비상 상황에서 긴급한 외화 조달을 위해 체결하는 ‘통화 스와프’를 본딴 개념으로, 백신 공급이 충분한 나라와 계약을 맺어 백신을 확보한다는 취지의 구상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백신 스와프 추진 계획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이 미국, 영국 등 백신 공급이 충분한 나라들로부터 백신을 차용하는 ‘백신 스와프’ 체결을 주장한 데 대해 “정부 차원의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장관은 박 의원이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지 않고 미국과 백신 협력이 가능한가’라는 취지로 묻자 “백신 분야 협력이 동맹 관계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서도 “미중 갈등이나 쿼드 참여와 (백신은) 직접 연관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이나 유럽연합(EU)도 ”백신 문제는 정치·외교적 사안과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특사 파견을 검토하느냐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특사 파견 문제는 실질적으로 성과가 있었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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