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맥주가 뭔가요? 인천의 명동 신포동에 부는 새바람
신포동에 인천 내세운 '인천맥주' 출시
지역민과 상생하는 개항장 프로젝트 참여
일반인 모델 포스터, 복고풍 디자인 화제
코로나로 영업 못하는데 포장 손님 찾아와
“전철 타고 대학 가자.”
인천을 배경으로 한 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펜클럽>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천의 모든 고등학교에서 ‘인 서울’을 목표로 가르쳤으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소설 속 삼미슈퍼스타즈가 떠나갔듯이 이후로도 5개 프로야구단이 인천을 등졌으나, 전철 타고 대학 갔던 인천의 청년이 불혹을 넘기고 돌아왔다. 지금은 구도심으로 인적이 드물지만, 한때는 ‘인천의 명동’으로 불린 신포동에 인천을 앞세운 브랜드를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박지훈 대표(45)는 홍대 등지에서 음악 작곡 활동을 하다가 수제 맥주의 세계에 빠져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이미 설립하여 운영한 바 있다. 인천의 중학교 동창과 ‘인천맥주’라는 펍을 세웠다. 인천맥주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과는 다른 브랜드다. 고향 인천에 대한 자부심과 인천의 개성을 가득 담은 맥주, 그리고 일반인을 내세운 파격적인 포스터, 지역 상권과 공존하려는 시도 등이 화제를 낳고 있다. 박지원 영업지원팀장(45)에게 무슨 사연인지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A. 정확하게 말해서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은 보편적 PUB 으로서 F&B 쪽으로 더 집중하고, 인천맥주는 지역을 대표하는 양조장으로서, 지역과 맥주에 집중하기 위해서 설립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담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명확한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인천맥주’라 칭하게 되었습니다.
A.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다행히 많은 분이 좋아해 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름에만 붙이는 게 아니고 지역의 모습을 녹여내도록 더욱더 노력 중입니다.
A. 전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바라봐 주고 있습니다. 인천사람의 자랑이 되어달라는 응원도 많이 받습니다.
A. 지역 맥주는 지역주민,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으로 주류의 모델은 당대 가장 유명한 분들, 잘생기고 예쁜 분들이 하지만, 인천맥주에서 만드는 ‘개항로 라거’는 이 지역의 모습과 사람들을 포스터에 담고 싶었고, 아직까지도 이곳에서 훌륭히 활동을 이어가시는 어르신과 함께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개항로 라거’ 의 글씨체는 54년간 이곳에서 목간판을 만들고 있는 전원공예사 어르신의 글씨체를 가지고 왔고, 포스터의 모델은 이 일대 극장들의 간판을 그리셨던 어르신께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어르신께서 거절하실까 봐 걱정은 했지만,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재미있게 작업을 진행했고 지금은 동네 유명인사가 되셨습니다.
A. 어르신을 소개하자면 개항로 주변의 극장이 19개 있던 시절에 영화 간판 그림을 그리셨던 ‘최명선’ 어르신입니다. 현재는 개항로에서 페인트 업장도 운영하시면서 동화마을의 미술가로 활동 중이십니다. 노포 미술가 어르신을 통해 투박하지만 강렬한 인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습니다. 동네 분들이나 다른 지역 분들도 좋아해 주시고 계십니다.
A. 이곳 신포동의 이미지를 이해하려면 영화 ‘모던보이’의 배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와 신구의 오묘한 조화가 이색적이었던 곳이고, 아직도 그런 이미지가 곳곳이 살아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 발전시킨 것입니다.
A. 90년대의 이곳 신포동, 개항로는 인천의 명동이라고 불릴 만큼 화려하고 생기가 넘치는 요즘 말로 ‘핫 플레이스’였습니다. 작은 클럽도 많이 있었고 나이트클럽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옷가게, 미용실, 커피숍 ,펍 등 모든 소비의 중심이었던 곳이었습니다. 그 중 인천맥주가 자리한 창고는 초창기 성수동 대림창고 같은 공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A. 개항로 프로젝트는 인천 중구 개항로상인 연합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곳에 애정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쇠락한 구도심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 함께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A. 인천사람들이 애정하는 ‘인천맥주’가 되는 것입니다.
A. 그렇습니다. 곧 펍을 다른 형태로 다시 오픈할 계획입니다. 장비 증설로 인해 주방을 철거하면 아마도 가맥집 형태가 될 듯합니다.
A. 대부분의 작은 지역 맥주 브랜드들은 대형 유통업체나 마트, 편의점에서 볼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없다고 품질이 나쁜 건 아닙니다. 주위에 있는 우리 동네 작은 맥주도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게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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