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김기완·김기민 발레

기자 2021. 4.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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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춤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보고 있으면 누구나 넋을 잃고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인간은 역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존재라고도 생각하게 된다. 공연의 막이 내리고 커튼콜이 시작돼서야 비로소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국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어느 외교관이 발표한 글 '아름다운 댄서 김기민, 러시아와 세계를 홀리다'의 한 대목이다.

"천재 무용수다.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힘과 놀라운 테크닉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그의 모든 움직임에는 감동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그런 김기민이 "가장 존경하는 무용수"가 친형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완(3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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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그의 춤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보고 있으면 누구나 넋을 잃고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인간은 역시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존재라고도 생각하게 된다. 공연의 막이 내리고 커튼콜이 시작돼서야 비로소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국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어느 외교관이 발표한 글 ‘아름다운 댄서 김기민, 러시아와 세계를 홀리다’의 한 대목이다. 김기민(29)은 세계 5대 발레단 중의 하나로, 볼쇼이발레단과 함께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지는 마린스키발레단에 동양인 남자 최초로 2011년 입단했고, 2015년부터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춤을 추며 뛰어올라 체공하는 시간이 남달리 길어서, 별명이 ‘우주’라는 뜻의 ‘코스모스(cosmos)’다. 세계 최고 권위의 무용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를 한국 남성 최초로 2016년에 수상한 바도 있다. 그 상을 받은 그의 춤은 2015년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선보인 ‘인도의 무희’라는 의미의 클래식 발레 ‘라 바야데르’ 주역인 용맹한 전사(戰士) 솔로르 역할이었다.

그 뒤로 그의 춤에 매료된 러시아의 전설적인 발레리나 나탈리야 마카로바는 이런 극찬도 했다. “천재 무용수다.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힘과 놀라운 테크닉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그의 모든 움직임에는 감동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그런 김기민이 “가장 존경하는 무용수”가 친형인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완(32)이다. 발레를 함께 시작했다. 역시 세계 정상급인 형을 두고,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탱해주고, 내가 늘 기댈 수 있는 정신적 지주”라고 한다. 김기완은 동생에 대해 “내게 영감을 주고, 자극이 되기도 한다. 내 모습이 비쳐 보이는 거울 같은 존재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항상 같은 느낌을 공유하려고 한다”고 한다.

국립발레단이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는 27일부터 5월 2일까지 공연하는 ‘라 바야데르’의 주역으로 두 차례 출연이 예고됐던 김기민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주 자가격리’ 규정을 지키기 어려운 일정이어서 방한이 결국 무산됐다. 크게 아쉽다. 하지만 김기완은 예정대로 첫날과 5월 1일 무대에 나선다. 국립발레단의 다른 수석무용수 허서명·박종석 등의 솔로르 역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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