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인터뷰①] '히딩크 감독의 예의주시' 박성배 감독, "기회 못 살린 건 평생의 한"
[STN스포츠=반진혁 기자]
박성배 감독이 자신의 선수 시절을 돌아보면서 추억에 젖었다.
흑상어로 통했던 박성배가 추억 여행을 떠났다. 현재는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의 사령탑을 지내고 있는 그가 STN스포츠와의 전화를 통해 과거 선수 시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언급하면서 소중했던 기억을 꺼냈다.
박성배는 1998년 드래프트를 통해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날카로운 이미지에 속도가 빨라 흑상어라고 불리면서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박성배는 "팀에서 내 별명을 위한 공모전을 진행했다. 모기업에서 생산한 자동차 중에 튜브론이 있었는데 날카로운 외모와 느낌도 비슷하고 스피드가 빠르다고 하여 흑상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전북은 박성배에게 프로 무대를 밟게 해 준 팀이다. 때문에, 잊을 수 없는 존재로 남아있다. "나의 첫 프로팀이었다. 큰 동기부여였다. 인대 파열, 어깨 쇄골 골절 등 많은 부상이 있었지만, 팀에서 많은 배려를 해줘 적지 않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당시 전북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배고픈 선수들이 많았다. 때문에, 오히려 끈끈한 정이 있었다. 프로 데뷔 3년 차에 김도훈 선배와 함께하게 됐는데 오히려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나를 일깨워준 은인이시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박성배에게 전북은 고맙기도 하지만, 서운한 기억을 감출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때문에, 프로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팀으로 꼽았다.
당시 박성배는 군 전역 이후 전북으로 복귀했는데 팀에서는 FC서울의 왕정현과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박성배는 "전북은 내 커리어에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트레이드라는 좋지 않은 기억도 있었다. 군 전역 이후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더 서운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 역시 내가 부족했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의치 않았다.
대표팀도 박성배에게 아픈 기억 중 하나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은 인생의 한으로 남아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박성배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대표팀에 발탁해 전지 훈련을 함께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성배는 "히딩크 감독님이 부임 직전 있었던 일이다. 도쿄에서 치러진 한일전에 출전했을 때인데 당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셨는데 나를 인상 깊게 봤다는 전달을 받았다. 이후 대표팀 전지 훈련을 함께했는데 직접 찾아와 '네가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다. 잠재력이 터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주셨다"며 영광의 순간으로 기억했다.
박성배는 부상으로 낙마한 황선홍을 대신해 제5회 LG컵 이집트 4개국 축구대회에 합류한 기억을 꺼냈다. 자신을 존재감을 과시할 어쩌면 마지막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여러 분위기가 부담감으로 작용했을까. 기대감을 결과로 바꾸지 못했다.
박성배는 "황선홍 선배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집트와 결승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경기를 뛰면서 부상이 찾아왔다. 뛸 수 없는 상태였지만, 간절했기에 참고 뛰었다. 오히려 독이 됐다. 때마침 결정적인 찬스가 있었는데 그걸 놓쳤다. 기회를 살렸다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경기 후 샤워를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내 평생 한으로 남아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개인적인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눈치도 많이 봤고 움츠러들었다.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 위축됐던 것 같다. 스스로 고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돌이켜보니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 좀 더 독하고 냉철함이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반성했다.
※②편에서는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박성배 감독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박성배 감독,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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