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은행나무·200년 왕버들 1600년 전 인공호수 유적·고분.. 지킬 것 많고 아름다운 '세종'

2021. 4. 2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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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특별시로 변한 세종시 어제와 오늘을 역사·문화인류학 측면에서 함께 조망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성적일 것만 같은 이 도시의 선입견을 버리고, 고을 전체의 다양한 매력을 온전하게 볼 기회를 제공한다.

세종시 건설이 시작된지 3년만인 2010년 발굴조사에서 1600년전 유적이며, 너비 70m, 길이 300m 규모의 인공호수 유구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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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첫마을에 남아있는 송원리 옛지명 표석.
세종시 전동면 청송리 장류 항아리.
겉절이도 맛있는 고복자연공원 앞 해물칼국수.

농촌이 특별시로 변한 세종시 어제와 오늘을 역사·문화인류학 측면에서 함께 조망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성적일 것만 같은 이 도시의 선입견을 버리고, 고을 전체의 다양한 매력을 온전하게 볼 기회를 제공한다.

공무원과 민원인들만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인구중 공무원비율은 7%. 마을을 지키는 둥구나무, 숲, 고대 도시유적, 세종대왕의 질병을 고친 약수, 온고지신 호수공원, 박물관, 수목원, 연기-공주-청원 사람들의 인정이 넘치는, ‘사람 사는 곳’, ‘인문-자연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곳’이다.

첫 마을은 한두리교, 학나래교 사이 금강변의 한솔동 일대로 아파트가 즐비하다. 이곳은 과거 송원리였다. 송원리 둥구나무(마을 지킴이)는 토착민과 건설현장 사람들의 노력으로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 신도시에 있는 ‘첫마을 근린공원’으로 이식됐다. 이 둥구나무는 흩어진 마을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신도시 한복판을 지키는 전월산 입구에는 고려말 임난수 장군이 심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건재하다. 예전에는 연기군 남면 양화리, 지금은 세종리이다. 조선 건국에 가담하지 않은채 절의를 지킨 임난수 장군은 이곳에 은거하며 이 은행나무를 심었다. 나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이집트 왕가의 무덤 수문장인 멤논의 거상 처럼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근처엔 머지 않아 국회 세종의사당이 들어선다. 이 은행나무가 국회를 정화시키는 힘도 발휘했으면 좋겠다.

호수공원 남서쪽 끝자락, 제천과 금강이 감싸는 지점, 나성동엔 고대 도시유적과 인공호수 유적이 발견됐다. 세종시 건설이 시작된지 3년만인 2010년 발굴조사에서 1600년전 유적이며, 너비 70m, 길이 300m 규모의 인공호수 유구도 확인됐다. 호수 바닥이 깨끗하고 수면 아래 계단형 유구가 있는 점으로 미뤄 경관용, 주민휴식을 위한 조경으로 판단했다.

이 유적지에선 백제식 저택, 토성, 고분, 얼음저장 빙고 뿐 만 아니라 금동신발 조각, 고구려토기, 가야토기, 5세기 불교음악 연주 악기 ‘요고’ 등이 발견됐다. 요즘으로 치면 광역시급 자치공동체가 있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건설당국은 이곳에 축구장 62배 크기의 호수공원을 건설해 계승했다. 다만, 호수공원 서쪽 총리실 뒤편 느티나무는 지난해 태풍때 큰 상처를 입어 특단의 보호대책이 요구되고 있고, 세종청사 바로 옆 방죽천 음악분수 근처에 있는 200년 넘은 왕버들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시로 바뀌자 연기 봉산군 향나무는 더욱 건강해 졌고, 연서면의 고복자연공원 역시 더욱 멋지게 바뀌었다. 내륙인 고복에는 바닷가 보다 더 맛있는 해물칼국수가 있다. 세종시엔 조치원복숭아, 금강배, 연서 머루포도, 전동 청송 된장도 유명하다. 세종 소고기는 다른 부위 보다 등심이 맛있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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