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예식장선 부케.. 코트에선 MVP 받았다

양지혜 기자 2021. 4.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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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못하고도 MVP.. 개인 통산 4번째 수상

우승컵은 없었지만, 그래도 김연경(33·흥국생명)이 최고였다.

김연경은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개인 통산 4번째 수상. V리그 데뷔 첫해인 2005-2006시즌부터 3시즌 연속 리그 MVP에 뽑혔고, 일본·터키 등 해외로 진출했다가 11년 만에 다시 국내로 복귀하자마자 영예를 또 안았다.

식빵언니, MVP 먹었네 - 김연경이 19일 프로배구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05-2006시즌부터 3년 연속 MVP에 올랐던 김연경은 해외에서 활약하다 이번 시즌 고국 무대로 돌아와 통산 4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합뉴스

김연경은 “MVP가 혼자 잘해서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함께 고생한 동료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던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앞으로도 배구가 인기를 이어가려면 계속 선수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을) 한국에서 뛸지 안 뛸지 모르겠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연경은 16년 만에 여자부 비(非)우승팀에서 정규리그 MVP가 되는 기록을 썼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 당시 3위 팀(현대건설) 정대영에 이어 그가 두 번째다. 반면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사상 최초로 트레블(KOVO컵·정규리그·챔프전 3관왕)을 달성했던 GS칼텍스엔 아쉬운 결과였다. ‘삼각 공격편대’의 주축이었던 이소영(12표)과 메레타 러츠(3표), 강소휘(1표)의 득표를 합치면 김연경보다 많지만, 표가 분산되면서 이소영이 2표 차로 MVP 트로피를 놓쳤다. 정규리그 MVP 투표는 포스트시즌 시작 전에 끝났다.

김연경은 여자부 국내 선수 득점 1위(648득점)일 뿐만 아니라 3개 부문(공격종합, 오픈 공격, 서브) 성공률 1위를 하는 등 최강의 공격력을 뽐냈다. 디그와 리시브 등 수비도 리그 상위권에 이름 올려 만능 플레이어 위용을 과시했다. ‘김연경 효과’에 힘입어 올 시즌 여자배구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시청률은 역대 최고인 1.23%에 이르렀고, 그가 오른 손에 붕대를 감고 뛰었던 플레이오프 3차전 시청률은 3.74%까지 뛰었다. 흥국생명이 리그 중반까지 선두를 독주하다가 이재영-다영 자매의 이탈로 내리막을 걸었지만 끝까지 분투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부케 잡은 저사람이 김연경 - 지난 18일 결혼식을 올린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양효진이 던진 부케를 잡는 김연경. 둘은 대표팀에서 방을 함께 쓸 정도로 친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김연경은 챔프전이 끝나고 휴식을 즐겼다. 절친한 동료 김수지(34·IBK기업은행)과 휴가를 다녀왔고, 지난 18일 양효진(32·현대건설)의 결혼식에선 부케를 받았다. 부케를 무사히 받고나서 양효진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남다른 신부 친구 역할로 화제가 됐다.

김연경의 향후 진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봉 3억5000만원에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맺었던 김연경은 V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으려면 한 시즌 더 현 소속팀에서 뛰어야 한다. 해외 진출 가능성도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20일 KOVO 이사회에서 페퍼저축은행의 여자부 7번째 구단 창단이 승인되면, 김연경이 국내에 남아 V리그 흥행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대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남자부 MVP는 통합 우승팀 대한항공의 정지석(26·22표)이 차지했다. 득점왕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8표)와 알렉스 페헤이라(우리카드·1표)를 여유있게 제쳤다. 2018-2019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수상인 그는 챔프전까지 포함해 MVP 2관왕이 됐다. 공격종합 및 후위공격 성공률 1위, 서브와 오픈 공격 2위에 오르면서 한때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위기에 처했던 대한항공의 비상을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그는 “계속 겸손하게 배구 하겠다. ‘나는 언제 경기를 뛸 수 있을까’ 생각하며 정말 힘들어했던 신인 때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녀부 신인왕에는 김선호(22·현대캐피탈)와 이선우(19·KGC인삼공사)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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