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뒤흔드는 '그들만의 리그'

조홍민 선임기자 2021. 4. 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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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클럽 12개 '슈퍼리그' 출범 발표
60억달러 투자, 주중에 경기 치러
각국 리그 '존폐 위기' 거센 반발
UEFA "참가 선수 불이익" 성명

[경향신문]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 계획을 알리고 있는 리버풀FC의 게시물. 리버풀 트위터 캡처

세계 축구의 판도를 뒤흔들 ‘초특급 리그’가 창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설로만 나돌았던 유럽 슈퍼리그가 2023~2024시즌에 출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국 리그의 축소와 수준 저하를 우려하는 각국 리그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등도 성명을 내고 ‘슈퍼리그 참가 선수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유럽 슈퍼리그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럽의 12개 구단이 모여 클럽이 주관하는 새로운 주중 대회인 슈퍼리그를 창립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슈퍼리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창립 클럽들은 각 시즌 동안 유럽 대회의 질과 수준을 향상시키고 최고의 클럽과 선수들이 정기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대회를 구상했다”며 리그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무려 60억달러(약 6조7000억원)가 투자될 ‘슈퍼리그’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빅6’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리버풀·첼시·아스널·토트넘을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라리가)와 유벤투스·인터밀란·AC밀란(이상 이탈리아 세리에A) 등 12개 클럽이 참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추가로 3개 구단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골닷컴’에 따르면 15개의 창립 클럽과 5개의 초청 팀을 포함해 총 20개 팀이 슈퍼리그에서 최고의 팀을 가리는 경쟁을 펼친다. 자국 리그 일정은 그대로 소화하고, 주중에만 슈퍼리그를 치르게 된다. 8월부터 10개 팀씩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한다. 각 그룹의 상위 3개 팀이 8강에 진출하며 4위와 5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5월 말 중립 구장에서 단판 형식으로 결승전이 열리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UEFA를 비롯한 각국 리그의 격렬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UEFA는 이날 EPL과 라리가, 세리에A 등과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슈퍼리그가 창설된다면 UEFA와 각국 리그는 모든 노력을 다해 이를 무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당장 다음 시즌부터 슈퍼리그 참가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박탈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미 지난 1월 슈퍼리그 창설 움직임이 나오자 “슈퍼리그 참가 선수들은 FIFA 주관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슈퍼리그 참가 선수들은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UEFA와 각 리그가 반발하는 것은 슈퍼리그가 창설되면 리그 자체가 존폐 위기에 몰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국 리그가 ‘2부 리그화’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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