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결국 아웃

윤은용 기자 2021. 4. 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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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감독 18개월 만에 경질
성적 부진에 선수와 불화설도
'우승 청부사'의 씁쓸한 퇴장

[경향신문]

결국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토트넘이 성적 부진에 선수들과 불화까지 겹친 조제 모리뉴 감독(58)을 전격 경질했다.

토트넘은 19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모리뉴와 그의 코칭스태프가 직무에서 해임됐다는 사실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모리뉴와 그의 코칭스태프는 구단의 가장 어려운 시기를 함께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엄청난 회복력을 보여준 진정한 전문가다.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안타까우며 그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모리뉴 감독은 2019년 11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뒤를 이어 토트넘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모리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위까지 추락한 토트넘을 구할 소방수였다. 특히 부임 후 첫 훈련에서 손흥민과 환히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 한국 팬들의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첫 시즌은 나름대로 선방했다. 시즌 말미 부침이 있기도 했지만, 토트넘을 6위에 올려놓으면서 팀을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모리뉴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보강을 통해 토트넘의 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여기에 ‘부임 2년차에 우승을 차지한다’는 모리뉴 감독의 ‘2년차 공식’이 더해지며 토트넘 팬들도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초반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도우미로 나서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손흥민이 마무리하는 공식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며 승승장구했다.

토트넘은 한때 리그 1위까지 올랐고, 유로파리그와 리그컵에서도 계속 이겼다. 토트넘이 바라는 우승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처참한 몰락이 시작됐다. 모리뉴 감독 특유의 수비 축구를 상대팀들이 간파하고 대비하기 시작하면서 토트넘의 순위는 계속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유가 넘쳤던 모리뉴 감독은 미소를 잃었고, 미디어와도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이 와중에 선수들과의 불화설까지 불거지면서 모리뉴 감독은 사면초가에 처했다.

지난 10일 맨유전을 앞두고 취재진이 팀 내 불화설에 대해 묻자 “라디오, TV 프로그램, 신문기사를 쓰고 파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기자들은 나에게 1%의 무언가도 해주지 않는다. 나도 당신들의 게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호통치기도 했다. 결국 모리뉴 감독은 감독 생활 시작 후 최악의 퇴장을 하게 됐다.

한편 토트넘은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당분간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 예정이다. 후임 사령탑으로는 황희찬이 뛰는 RB 라이프치히(독일)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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