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직격' 두산 박세혁이 가장 먼저 찾은 조성환 코치 "내가 그랬듯 극복할 수 있어"
"햄스트링보다 빨리 돌아올 수도
구단에 검투사 헬멧을 요청하라"
트라우마 극복, 조언과 격려 전해
[경향신문]
두산 박세혁(오른쪽 사진)이 얼굴에 공을 맞고 가장 먼저 찾은 이는 한화 조성환 코치(왼쪽)였다. 지난해까지 두산 수비코치였던 인연에 더해 사구에 의한 ‘안와 골절’ 경험이 있는 선배였기 때문이다. 박세혁은 “선배님 말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조 코치는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하는 억울한 마음, 나도 겪어봐서 잘 안다”고 위로했다.
박세혁은 지난 16일 잠실 LG전 8회초 김대유의 공에 눈 근처를 맞아 다쳤다. 검진 결과 눈 주위 뼈가 부러진 안와 골절 진단을 받았고 19일 오전 눈과 코 사이에 작은 보형물을 집어넣어 고정시키는 수술을 마쳤다.
조 코치는 2009년 4월23일 문학 SK전에서 채병용의 투구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역시 안와 골절 진단을 받았고 수술대에 올랐다. 조 코치는 “나는 4시간짜리 수술이었고 세혁이는 그나마 다행으로 1시간짜리 수술”이라고 말했다. 박세혁은 수술대에 오르기 전 수차례 조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다. “저 괜찮은 거죠”라는 질문에 “햄스트링보다 더 빨리 돌아올 수 있는 부상”이라고 위로했다.
‘헤드샷’에 따른 가장 큰 후유증은 ‘불안’과 ‘공포’로 대표되는 트라우마다. 조 코치는 “(수술 전 까지는) 눈이 부어서 앞이 뿌옇게 됐다. 야구선수로서 복귀 가능성에 대한 걱정을 넘어, 두 아이의 아빠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덮쳤다”고 말했다.
‘왜 하필 지금, 나’라는 억울함도 심리적 불안을 키운다.
조 코치는 군 문제에 따른 4년 공백 뒤 2008년 복귀해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이듬해 4월 사고가 벌어졌다.
조 코치는 “그걸 거꾸로 극복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구사 전체에서 잘 나오지 않는 일이 벌어졌으니, 이런 일이 남은 야구 인생에서 다시는 또 벌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열쇠다. 조 코치는 “나도 그랬고, 너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세혁에게 말했다.
조 코치는 박세혁에게 “일단, 구단에 보다 안전한 포수 마스크, 보다 안전한 검투사 헬멧을 부탁하라”고 말했다. “햄스트링은 두 달 걸리지만, 안와 골절은 움직이지 않는 부위니까 한 달이면 된다. 타격 훈련은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다. 금세 돌아올 것”이라는 위로도 더했다. 조성환은 2009년 부상 한 달 만에 돌아왔고 타율 0.294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타율 0.336으로 골든글러브를 되찾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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