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윤중천 면담보고서 조작' 의혹..공수처 직접 수사할까?
[앵커]
김학의 성 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 면담보고서가 조작·왜곡됐다는 당시 조사단원의 내부 폭로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을 검찰에서 넘겨받은 뒤 한 달째 재이첩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직접 수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9년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제기된 의혹과 조사 결과의 핵심 근거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작성한 건설업자 윤중천 씨 면담보고서였습니다.
[김용민 / 당시 검찰 과거사위 위원 (지난 2019년 5월) : 윤중천이 만났고 친하게 지냈다고 확인됐던 전·현직 고위 검찰 관계자들이 다수 확인이 됐는데 그 부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사단원이었던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일부 언론에 보고서와 메모 등 당시 자료를 넘기면서 면담보고서가 왜곡·과장됐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이규원 검사가 윤 씨의 진술을 변형하거나 윤 씨에게 질문한 내용을 답변인 것처럼 바꿔 작성했다는 겁니다.
윤석열 전 총장이나 윤갑근 전 고검장 접대설, 한상대 전 검찰총장 뇌물설 등도 윤 씨의 불분명한 추측성 진술만 보고서에 썼을 뿐 근거나 물증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정식 조사 전 녹음도 하지 않고 나눈 사적 대화를 기억에 의존해 보고서에 기록했는데 이런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그대로 언론에 유출되기도 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면담보고서 조작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보고서를 직접 작성한 이규원 검사 부분만 분리해 지난달 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습니다.
이후 한 달 넘게 사건을 쥐고 있던 김진욱 공수처장은 최근 검찰에 재이첩하지 않고 직접 수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내부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만, 이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봐도 된다며 검찰에 넘길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공수처는 13명 검사를 임명해 최소한의 수사 인력을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다만, 공수처가 직접 수사에 나설 경우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인 관련 사건과 중복될 가능성이 커 수사와 기소 권한을 두고 또 한 번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여당 의원이 과거사위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루 의혹도 제기된 만큼 수사에 따른 정치적 파장도 클 것으로 보여 공수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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