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꾸준히"..'장애의 벽' 넘은 웹툰 세상
[앵커]
요즘은 만화를 종이책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더 많이 접하죠.
이른바 웹툰이 만화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것인데요,
내일(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꾸준히 배우고 익혀, 이 웹툰 세상에 뛰어든 장애인 수강생들을 김지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집합 금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재치있게 표현한 이 만화는 자폐 장애인이 그린 작품입니다.
남들보다 다소 느려도 꾸준히, 성실하게 배우고 익힌 결과물입니다.
["여기서 전봇대도 지우고 (전봇대 지우고) 울타리 조그맣게 그려봐 이제."]
일주일에 두 차례, 하루 3시간씩 강사의 꼼꼼한 지도를 받은 수강생들은 자신의 상상력을 웹툰에서 발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종욱/웹툰아카데미 수강생 : "좀 재미있어요. 만화가 엄청 좋거든요. 만화 속의, 만화 영화 속의 캐릭터가 된 것 같은 느낌."]
교통사고로 뇌병변장애가 있는 권혜성 씨도 웹툰을 통해 세상을 만납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아 청춘 남녀가 주인공인 짧은 웹툰을 완성했습니다.
[권혜성/웹툰아카데미 수강생 : "다섯 명이 만화책 작업을 했었고, 그러다가 이제 지금 회사 다니면서 따로 만화를 준비하고 있지요.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배우는 데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시설과 운영 비용을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한해 전국 9곳에서 장애인 418명이 웹툰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배우고 싶어하는 수강생들에 비해 시설과 예산은 한정된 상황.
[이해경/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 "장애인들도 충분한 사회적인 한 일원으로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도 그 문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재능을 발굴해 줘야 된다..."]
누구나 원하면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늘려가는 일, 장애 없는 세상을 한 뼘씩 넓혀가는 지름길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조영천/영상편집:강정희
김지선 기자 (3rdl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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