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었네'..화학물질 누출사고 절반 이상 '관리 미흡'
[앵커]
지난주 울산의 한 첨단섬유 생산 공장에서 황산 누출사고가 있었죠.
조사했더니 누출 차단장치가 설치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가 최근 3년 동안 울산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사고 원인을 분석했더니 절반 이상이 안전장치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황산 천ℓ가 누출된 효성첨단소재 울산공장.
누출 당시 근무자가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울산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의 현장 조사 결과 황산이 들어있는 탱크 안에 황산 누출을 차단하는 안전장치가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사고조사 관계자/음성변조 : "(누출) 차단할 수 있는 밸브가 원래 있어야 하는데 밸브가 없었어요. 신규로 설치한 공장인데 아직 밸브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KBS가 최근 3년 동안 울산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사고 24건의 원인을 분석해봤습니다.
사고의 절반 이상이 안전장치가 오래돼 낡았거나 관리가 부실해 파손되는 등으로 발생한 경우였습니다.
관련 법상 사업장 안전 설비를 주 한차례 이상 검사하도록 하고 있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사업자가 지키지 않아도 처벌할 근거가 없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 이유로 환경부가 정기검사까지 유예해주면서 안전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조강민/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 "규제가 강화되고 나서 60여 건에 불과했던 사고들이 규제를 완화하자마자 90건 50% 이상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화학물질 안전관리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사업장을 관리 감독해 계속되는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그래픽:박서은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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