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이자 백신 맞고 '쉬쉬'한 면장.."오해 살까봐"
[앵커]
75살 이상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충남의 한 행정복지센터 면장과 공무원 여러 명이 대상자가 아닌데도 접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방역 당국은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관련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이상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충남 보령에서는 지난 15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75살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종사자 등 만여 명이 대상입니다.
그런데 접종 첫날 대상자가 아닌 50대 면장 등 공무원 5명이 화이자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백신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특혜가 아녔느냐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충남 보령시 주민 : 특혜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들죠. 당연히 순서도 있고 이제 맞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면장님이 먼저 받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보령시는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마련된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이자 백신은 해동과 희석 과정을 거친 뒤 6시간 이내에 접종하지 못하면 모두 폐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접종센터 마감 시간을 앞두고 62명이 맞을 수 있는 물량이 남아 인근 마을에 접종 대상 어르신들이 오도록 긴급히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령시는 자원봉사자와 접종 예정 어르신들을 추가로 접종하고도 희석된 백신이 남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 면장과 공무원들까지 남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보건소 측이 접종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하면서 논란을 키웠습니다.
[충남 보령시보건소 관계자 : 희석된 백신이 남을 경우에 현장 대응요원이 접종해서 폐기처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지침이 있어서…. 자칫 이런 부분이 잘못 알려지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좀 조심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접종 사실을 부인하던 면장은 결국, 뒤늦게 접종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방역 지침대로 백신 접종을 하고도 이를 오히려 숨기려고 하면서 불필요한 오해와 특혜 논란까지 빚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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