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하는 성우.. 목소리 연기에 최선 다할래요"

이복진 2021. 4. 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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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음원 낸 '가수 겸 성우' 송백경
개인 사업하며 남 부럽지 않은 삶
드라마 출연 제의 거절 후회 남아
아이 태어난 뒤 새로운 연기 도전
"예술적 끼 있는 동료들과 곡 작업
가수활동 재개? 그럴 생각은 없어
햇병아리 성우.. 커리어 쌓기 주력"
그룹 ‘원타임’ 출신 성우 송백경은 최근 MBC 정재헌 성우와 KBS 최정윤 성우와 함께 음원 ‘서로가 서로를’을 발표했다.
“저는 성우입니다. 성우로서 음악 활동을 병행한다면 어떻게 활동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어요. 아이돌 가수들과 노래할 수도 있지만, 현재 몸담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몸담은 곳의 발전을 이끄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성우로서 노래를 잘하는 동료 성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거였죠.”

가수 겸 성우 송백경이 지난 6일 동료 성우들과 함께 음원 ‘서로가 서로를’을 발표했다. 송백경은 1998년 그룹 ‘원타임(1TYM)’으로 데뷔, 2006년에는 팀을 나와 혼성그룹 ‘무가당’을 결성하기까지 가수로 10년 가까이 활동했다. 하지만 이후 개인 사업을 하면서 가요계를 떠났다. 그런 그가 14년 만에 음원을 발표했다.

당연히 가수로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상황. 최근 전화로 만난 그는 가수 활동 재개를 묻자 “성우로 생활하면서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로가 서로를’은 2004년 원타임 멤버 태빈의 솔로 앨범에 담겼던 알앤비 장르 곡인데, 이번 ‘꿀 바른 목소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보사노바풍으로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꿀 바른 목소리’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꿀 바른 목소리를 가진 성우들과 함께 노래를 발표하는 프로젝트죠. 저 또한 노래를 부르는 ‘성우’로 참여하는 겁니다.”
송백경은 ‘서로가 서로를’을 봄 분위기에 걸맞게 보사노바풍 리듬과 어쿠스틱 악기들이 어우러진 곡으로 편곡했다. 송백경이 랩을 맡았으며, MBC 정재헌 성우와 KBS 최정윤 성우가 보컬로 참여했다.

“전문 가수가 아니라 성우들과 곡 작업을 했기 때문에 녹음 등에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송백경은 “성우는 발성법 등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음색이 좋고, 노래나 랩 등을 기본적으로 한다”며 “예술적인 끼와 능력도 있어서 가수 못지않게 노래를 잘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성우가 녹음을 더 하는 등 노래에 욕심을 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송백경은 프로듀서로도 실력이 알려졌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같은 원타임 출신 테디이지만, 원래 YG에서 프로듀서로 유명한 멤버는 송백경이었다. 원타임 1집을 송백경과 페리, Q가 만들었고 2집부터 테디와 송백경이 작곡했다. 무가당에서도 래퍼 겸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이번 노래 발표를 계기로 프로듀서로 다시 활동할 계획이 없는지도 당연히 물었다. 송백경은 “성우에 집중하고 싶다”고 답했다.

“저는 다른 곳에서 다른 종류의 밥을 먹다가 뒤늦게 성우가 된 케이스입니다. 성우가 된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저를 보여준 게 없어요. 성우를 갓 시작한 햇병아리죠. 지금은 성우로서 커리어(경력)를 쌓아가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꿀 바른 목소리’도 그 일환으로 성우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지, 가수로 활동을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가수 활동을 중단한 송백경은 개인 사업으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근, 압구정 로데오까지 3곳에서 일본 카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중 압구정 로데오점은 원타임 멤버 오진환과 함께 문을 열었다. 그러던 그가 2019년 3월 6일 KBS 44기 공채성우 합격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원타임 활동을 할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시트콤이나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대학로에서 공연도 했어요. MBC ‘돌아온 일지매’에서 출연도 제의했는데, 개인 사업으로 고사했죠. 황금 같던 기회를 놓친 거라 계속 후회가 되더라고요. 이후 개인 사업을 하면서 잘 지내보려고 했는데, 애가 태어나 말을 배우고 동화책을 읽어주고 어떤 아빠로 기억될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연기에 다시 도전한 겁니다.”

송백경은 “성우나 배우나 감정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같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성우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백경은 지난달 31일 KBS 전속 계약이 끝났다. 프리랜서 성우로 아직 소속된 회사가 없어 혼자서 열심히 뛰고 있다.

“목소리 샘플 등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게임 회사 등에 보내고 있어요. 성우로서 대표작은 아직 없지만, 열심히 일해서 팬들에게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면 직접 만나서 고충을 털어놓고, 소소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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