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칼럼] 日, 오염수 미생물처리법 해봤나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 중인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것을 계기로, 방사능 오염물질이 국내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방사능 물질은 대기 중으로 보내건 희석시켜 바다로 방류하건 인류에게는 핵테러이며 재앙의 시작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전문적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의 핵실험 장소였던 네바다 사막에는 지금도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고 한다. 과거 세상을 들썩이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네바다에서 200㎞ 떨어진 유타사막에서 영화촬영을 하던 스탭과 배우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배우들은 폐암, 피부암, 자궁암 등에 걸렸으며 스텝 절반은 백혈병에 걸렸다. 주 범인은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물질이 유타 사막지대주변으로 몰려와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수많은 핵실험으로 방사능 중독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아직도 네바다 사막에는 방사능물질이 남아서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되는 사실도 있다. 2차대전 마무리 단계에서 미군은 전쟁을 빨리 종결하기 위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하기로 결정했다. 그때 미군은 네바다 사막의 핵실험 후유증을 생각하면서 두 도시는 최소 백년간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1년이 지나지 않아서, 생물과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결국 네바다사막과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차이점은 미생물의 존재였다. 즉 네바다사막에는 물과 미생물이 빈곤했고, 두 도시는 물과 미생물이 풍족했다는 뚜렷한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지구는 자체 정화능력이 있다.
그 핵심은 바로 미생물이다. 지구물리학자들은 25억년 전 지구가 방사능 독가스로 뒤덮인 병든 지구였는데, 오늘의 비옥한 녹색건강지구를 만든 주치의가, 바로 지구생명체 총중량의 무려 63%를 차지하는 미생물들이었다고 한다.
복합 미생물을 이용한 후쿠시마 제염위원회의 2주간 복합미생물 실험결과 오염 방사능의 70% 정도를 제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떻게 미생물이 이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기초과학분야에서 미생물에 의한 원소 변환이 입증되고 있기에 오염수 처리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수 보관 총 용량은 현재 약 124만톤이며, 오염수 저장 가능용량인 137만톤(약 1000개의 대형탱크에 저장)에 근접하고 있다. 하루에 약 170~180톤씩 증가됨을 감안할 때, 2022년 여름이면 보관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최첨단 설비인 ALPS로 정화하여 대형 탱크에 보관 중이다. 그러나 방류수에는 ALPS로 제거가 불가능한 규제치 이상의 삼중수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삼중수소를 해수로 희석하여 방류하더라도 삼중수소의 배출 총량은 동일하므로 희석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일본 정부의 논리에 무리가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염수 처리방안에는 치층주입, 해양방출, 수증기방출, 전기분해 수소방출, 지하매설 등이 있으나 일본정부에서는 다른 처리기술은 고비용 문제로 제외하고 해양방출만을 고집하고 있다. 오염수를 ALPS로 정화해도 생태계에 치명적인 극미량의 세슘과 스트론튬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방출하는 오염수 용량을 고려할 때 반감기가 긴 세슘 등이 오랫동안 생태계에 문제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해양 생태계와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은 주변국과 논의하고 신중히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특히 미생물을 활용한 최근의 첨단기술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일본정부는 지구환경보호의 인도적 차원에서 오염수의 방사능 수치에 관련하여 과학적 실험결과와 노력했던 경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우리정부도 국내 과학자들과 협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정부와 외교적 협의하고, 국제적으로는 IAEA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안전망을 구축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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