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첫 토론회..홍영표·우원식, 송영길에 '협공'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강민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의원(기호 순)이 19일 광주MBC 토론회에서 4·7 재보궐선거 참패 수습책과 당 혁신안 등을 놓고 세게 맞붙었다.
첫 토론회인 만큼 3명의 당권주자들은 한 치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였다. 대표 공약의 허점을 겨냥하거나 과거 발언을 고리로 공방도 오갔다.
특히 송 의원을 겨냥한 홍·우 의원의 협공이 집중돼 눈길을 끌었다.
대표공약 저격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도
우 의원은 송 의원의 대표 공약인 '누구나 집' 프로젝트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이 프로젝트의 피해자들을 모집하는 법무법인 자료들이 올라오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자기 브랜드, 설익은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가적 피해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인터넷에 나온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공식토론에서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실제로 민주당 박정 유동수 민병덕 의원 등도 함께하는 프로젝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송 의원의 과거 발언을 꺼내 들어 공격했다.
홍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송 의원은 이명박 후보를 '제2의 노무현'이라고까지 주장했고, 결국 우리는 대선에서 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송 의원은 "노 대통령 퇴임 이후 유승민 의원과 나눈 사담 중 일부이며 왜곡·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2002년 대선 당시 일부 의원들이 탈당해서 정몽준 후보로 갈 때 일관되게 노 대통령을 지켰던 사람이 바로 나"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그런 논리로 보면 (민주당은) 노 대통령 탄핵에 참여했던 추미애 의원을 당대표로 만들었고, 이낙연 전 대표도 당시 꼬마민주당에 있으며 탄핵 찬성 쪽에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격했다.
홍영표·우원식, 송영길에 협공…宋 "둘다 선거패배 책임" 반격
질문 내용과 대상을 정할 수 있는 주도권 토론은 공교롭게도 송 의원을 향한 홍·우 의원의 협공 양상으로 계속 흘렀다.
우 의원은 "송 후보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하나인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며 "송 의원은 문재인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된 첫날인 2017년 2월 8일 기자들에게 '국가 예산과 세금을 나누어주는 일자리 정책을 누군들 못하겠느냐'고 했고 이를 전해 들은 문 후보는 캠프에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저를 공격하려면 관련 기사를 다 읽고 나서 했으면 좋겠다. 다 해명한 사안"이라며 "당시 그것을 공약이 아닌 어느 정책연구소의 안(案)으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지난 4월 15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변재일 위원장은 '탈당 경력자가 선출직 공직자 경선에 참여할 경우 25%를 감산하는 조항을 개정해 달라'고 송 후보가 요청해서 표결했으나 부결됐다고 하더라"며 "이는 그간 당을 지켜온 호남 당원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홍 의원도 더는 질문하지 않았다.
예상치 않은 두 의원의 협공에 송 의원은 "지금 두 분은 앞서 원내대표를 지냈는데 당시에 잘했으면 우리당이 이렇게까지 선거에서 참패당할 수 있었겠느냐. 지금 지도부는 아니지만, 그 부분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반격을 가했다.
재보선 참패 분석 제각각…혁신안도 동상이몽
4·7 재보선에서 참패를 거둔 원인과 당 혁신안을 놓고도 세 후보의 생각은 달랐다.
홍 의원은 "부동산, 내로남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이 패인으로 거론되지만 핵심은 국민이 명령한 개혁을 국민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다 바꾸자며 불안과 분열로 가고, 누구는 민생으로 돌아가자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민생을 외면한 정부였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제가 용접공 출신이다. 서로 다른 재료를 녹여 붙이는 데 선수"라며 "대통령부터 당원까지 가감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용광로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선거 패배 원인을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들면서 "유능한 개혁과 언행일치로 당의 혁신을 일구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겠다"며 "2030 세대가 민주당에 기댈 수 있는,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양극화 심화에 코로나19로 민생이 도탄에 빠졌고 부동산 정책 실패에 LH 사태까지 겹쳤다"며 "우리는 개혁한다고 했지만, 절규에 귀를 닫고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어 "민생으로 당을 혁신하겠다. 민생이 발목 잡히지 않도록 국회도 효과적으로 운영하겠다"며 "법사위를 야당에 내주지 못하는 것도 바로 민생개혁 입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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