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린파크서 또 돌고래 폐사.."제발 바다로 돌려보내야"

김기범 기자 2021. 4. 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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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주도의 수족관 마린파크에서 또 돌고래가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8개월 사이 3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한 이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 마린파크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의 모습. 핫핑크돌핀스 제공.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최근 제주도의 돌고래 체험시설 마린파크에서 사육 중이던 큰돌고래 ‘낙원이’가 지난달 폐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19일 밝혔다. 핫핑크돌핀스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낙원이는 2015년 일본 타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수컷으로 영산강청은 낙원이의 폐사 원인을 ‘노령사(농양, 폐렴)으로 명시’했다.

제주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생존해 있는 큰돌고래 ‘화순이(아래쪽)’의 모습. 핫핑크돌핀스 제공.


마린파크에서는 최근 8개월 사이 돌고래 3개체가 잇따라 폐사한 바 있다. 2020년 8월 28일 안덕이가, 2020년 9월 24일에는 달콩이가 폐사한 데 이어 지난달 낙원이까지 짧은 기간에 돌고래들이 이 수족관의 좁은 수조 안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마린파크가 보유했던 돌고래 8마리 중 7마리는 심장마비, 폐렴, 간염 등의 이유로 세상을 떠났고, 2009년 6월 마린파크로 반입된 ‘화순이’라는 이름의 돌고래만 살아남아 있다.

제주 마린파크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들의 모습.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는 “낙원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돌고래 화순이를 더 늦기 전에 성산포 내수면 등의 적당한 지역에 해상 가두리 등의 임시 돌고래 바다쉼터(보호시설)를 설치해 이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수산부와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상 돌고래 관리 및 감독에 권한과 책임을 가진 제주도청이 나서야 한다”며 “마린파크 역시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 들과 협조해 화순이가 바다쉼터로 옮겨져 남은 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 마린파크에 마지막으로 생존해 있는 큰돌고래 ‘화순이(빨간색 원 안)’의 모습.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는 이어 “마린파크의 마지막 생존 개체 화순이와 서울대공원에서 제주 퍼시픽랜드로 옮겨져 위탁 사육되고 있는 태지 등은 모두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 후 국내에 반입된 큰돌고래”라며 “사육 시설에 감금되어 지낸 기간이 모두 10년 이상으로 길고, 원 서식처 방류도 쉽지 않아 바다쉼터 조성을 통한 방류가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돌고래 바다쉼터를 조성하려면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식 바다쉼터를 조성하기 이전에라도 제주 내에서 감금상태인 돌고래들을 임시 보호시설을 마련해 바다로 내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1년 4월 현재 국내 고래류 감금 시설 7곳에 갇혀 있는 고래류는 총 26마리다. 최근 10년 사이 국내의 돌고래 보유 수족관에서 폐사한 돌고래의 비율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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