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기선 잡아라".. 민주 당권주자 3인 텃밭서 표심경쟁

배민영 2021. 4. 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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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주자 3인방이 19일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 방송토론회에서 격돌하며 5·2 전당대회를 향한 레이스를 본격화했다.

이들의 호남행은 당대표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 15일 이후 나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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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권주자 3인 광주서 합동토론회
우·홍, 서로 "좋은 공약" 칭찬·덕담
송 후보엔 "설익은 공약" 집중공격
송 "확인하지도 않고 공격" 불쾌감
홍영표, 공수처 등 개혁법안 강조
송영길, 한노총 공식 지지 끌어내
우원식, 소상공인 찾아 고충 들어
19일 광주 남구 광주MBC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왼쪽부터)이 합동 방송토론을 하기 전 손을 맞잡고 공정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주자 3인방이 19일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 방송토론회에서 격돌하며 5·2 전당대회를 향한 레이스를 본격화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기호순)는 이날 광주MBC에서 열린 호남권 방송 합동토론회에서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위기를 맞은 당 쇄신 방안과 향후 운영 방안, 정권 재창출을 위한 내년도 대선 전략 등을 놓고 물러섬 없는 ‘샅바싸움’을 벌였다.

홍 후보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 청산, 송 후보는 코로나19 백신 확보, 우 후보는 민생경제 회복을 각각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홍 후보는 “민주당에서 내로남불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국민이 ‘저 사람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투기꾼’이라고 하면 열 명, 스무 명이 되더라도 출당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당내 계파를 없애고,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송 후보는 중요 국정과제로 △코로나19 백신 도입 △부동산 정책 △2050 탄소 중립화 △반도체 산업 융성 △한전공대 중심의 호남 에너지단지 구상 등을 꼽았다. 특히 송 후보는 국회 외교통상위원장 경력을 한껏 살려 ‘백신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우원식 의원이 19일 오전 광주 서구 금호월드에서 상인들과 함께 민생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 후보는 “민생으로 정면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피해 회복이 가장 중요한 민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합금지,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본 중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을 소급적용하겠다”고 했다. 또 “재난지원금을 강화해 전국민 고용보험을 완성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임대료 멈춤법’으로 임대료 감면분의 지자체 지원근거를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는 홍, 우 후보가 송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우 후보는 송 후보에게 “집권여당 대표는 말과 행동의 무게감이 남다르다”며 “자기 브랜드나 설익은 정책 이야기를 하는 건 자칫 국가적 피해나 정부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치고 나섰다. 송 후보는 “집권여당 대표는 정부와 모든 것을 협의해서 잘 처리해야 한다”고 피해 갔다. 이후에도 우 후보는 송 후보가 과거 인천시장 재직 시절 펼쳤던 정책을 지속해서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했고, 송 후보는 “확인하지 않고 오히려 질의를 함부로 하는 것 자체가 성급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홍 후보는 송 후보에게 “당명 빼고 다 바꾸겠다고 말했다”며 “그 선언은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그동안 추구한 정체성과 가치를 모두 버리고 당청 관계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와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는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송 후보는 “지나친 비약”이라며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문재인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 표시”라고 반박했다.
차기 당권에 도전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송영길 의원실 제공
송 후보는 자신에 대한 저격이 계속되자 “저를 공격하려면 관련 기사를 다 읽고 공격했으면 좋겠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때 우 후보는 터져나온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우 후보와 홍 후보 사이에선 “좋은 공약들이 많아서 보고 있다”는 등 덕담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두 후보는 “새 당대표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해내야 하는 역할과 리더십은 무엇인가”, “정말 친구이지만 존경한다” 등 질문을 주고받으며 송 후보를 대할 때와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당권 주자들은 토론회에 앞서 각양각색 행보로 지지층 설득에 나섰다. 홍 후보는 전북도의회를 찾아 ‘고향 민심’에 호소하는가 하면, 자신이 원내대표 시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찾아 노동계의 공식 지지를 끌어냈고, 우 후보는 광주지역 혼수매장 소상공인들의 민심 청취에 주력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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