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 '합당'?.. 샅바싸움 지속

이현미 2021. 4. 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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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방식과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주 권한대행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통합 시기는) 국민의당의 당원 의견 취합 속도에 달려 있다"며 "국민의당 당원들이 허락을 안 해서 합당을 안 한다고 결론내면 더 이상 진행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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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국민의당 눈치싸움 양상
당대당 vs 흡수통합 놓고 의견 분분
안철수 대권 셈법 물려 신경전 치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와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방식과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조기 통합에 무게를 실은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에 비상대책위원들이 제동을 거는 등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대권 셈법과 양당 통합이 맞물린 국민의당도 적절한 시기를 재고 있어 사실상 조기 통합은 어려워진 모양새다.

국민의힘 주 권한대행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통합 시기는) 국민의당의 당원 의견 취합 속도에 달려 있다”며 “국민의당 당원들이 허락을 안 해서 합당을 안 한다고 결론내면 더 이상 진행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합당을 약속할 때 전제조건이 당원의 허락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국민의당이 먼저 합당 여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조기 추진에 힘을 실었던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양당 통합 문제를 놓고 내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당대당 합당이냐, 사실상의 흡수통합이냐를 놓고 당내 의견이 갈린다.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은 이날 주 권한대행이 당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무리하게 합당을 추진한다며 공개 비판했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당의 통합과 합당 문제는 시대적 요구와 당원의 명령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진행될 사안이지, 특정 정치인이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왼쪽에서 세 번째)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비대위원들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는 야권 통합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지, 국민의당과 합당에 찬성한 것은 아니라며 그 결과를 합당 결의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비대위원 중에는 원외 인사들이 많다. 주 권한대행은 “제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 무리하게 진행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비대위 관계자들은 전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도 내부 반발을 의식하며 “오늘 자리는 무슨 의결을 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연합뉴스
국민의당은 사실상 주도권 샅바싸움에 나섰다. 이 사무총장은 라디오방송에서 “합당을 추진한다며 당대당 통합을 해야 한다. 흡수통합 방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본인이 연출자든, 주연이든, 조연이든 가리지 않고 백의종군하며 역할과 지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안다”며 “야권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안 대표가 빠진다면 흥행이 별로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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