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억짜리 아파트 매도자가 지난 10년 간 낸 세금은 1065만원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지현 연구위원은 2009∼2019년 서울과 뉴욕의 아파트 거래세·보유세 비용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9년 서울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6억7000만원이다. 이들 중위가격 아파트(271가구)의 10년 전 평균 실거래가는 4억2298만원이었다.
◆중저가주택 보유자의 지난 10년 간 납세액, 취득가의 2.51%
종합부동산세 등을 내지 않는 1세대 1주택자가 2009년 중위가격 아파트를 취득해 2019년 6억7000만원에 처분했다고 가정할 경우 지난 10년 간 낸 주택 관련 세금은 평균 1065만원인 것으로 추계됐다. 취득세로 473만원, 보유세로 592만원을 냈다. 양도소득세는 9억원 이상만 내기 때문에 내지 않았다. 지난 10년 간 취득가액의 2.51%(1065만원)만 세금을 낸 것이다.
1주택자의 조세부담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아파트부터 크게 증가했다. 2019년 12억9000만원인 아파트를 판 1주택자의 경우 지난 10년 간 낸 주택 관련 세금은 취득가 대비 4.31%(취득세 1.88%, 보유세 1.82%, 양도세 0.61%)였다. 17억2500만원짜리 아파트 매도자의 경우 지난 10년 간 낸 세금은 취득가의 6.54%(취득세 3.06%, 보유세 2.13%, 양도세 1.36%) 수준이다.
뉴욕시민의 주택 관련 조세비용은 서울과 다르다. 박 연구위원은 같은 방식으로 뉴욕 주택 소유자의 조세비용을 파악한 결과 2019년 50만달러(5억5900만원)짜리 주택을 판 1주택자가 이전 10년 간 낸 세금은 취득가의 17.08%(거래세 3.60%, 보유세 7.22%, 양도소득세 6.27%)였다고 전했다.
한국인이 주택 관련 조세비용의 약 44∼48%를 취득세로 내는 반면 미국인은 거래세로 24%만 부담하는 것도 양국의 차이 중 하나다. 박 연구위원은 “그간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세부담 강화정책은 강한 조세저항으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조세순응도가 뛰어난 취득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정부의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으로 앞으로 세부담은 얼마나 늘까. 박 연구위원은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으로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이 20% 이상 상승함에 따라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하는 보유세 실효세율(실거래가 대비)은 2019년보다 0.6%포인트 이상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5억원 주택에서 보유세 납부세액은 평균 44.9% 증가하고 12억9000만원을 초과하는 주택 또한 평균 30% 이상의 보유세 납부액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보유세 부담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게 박 연구위원 지적이다. 2020년 서울 17억2500만원 아파트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평균 0.23%인 반면 뉴욕시의 200만달러 초과 주택의 실효세율은 0.44%이다. 세 부담 격차가 2배에 못 미치는 것이다. 반면 뉴욕 50만달러 이하 주택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97%로 한국의 6억7000만원 주택의 실효세율(0.11%)의 9배에 달한다.
박 연구위원은 “경제학적 측면에서 거래세 부담의 최적 수준은 거래에 대해 비과세 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형평성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조세의 목적에는 효율성·형평성만 있는 게 아니라 세수 확충 또한 고려해야 한다”며 “취득세 부담의 분산을 위해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보유세 강화에 대한 검토 및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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