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혐중 감정 부추기는 차이나타운 청원글

박수혁 2021. 4. 1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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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비판을 받으며 일찍 종영한 <에스비에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불똥이 춘천 한중문화타운까지 튀었다.

19일 오전 1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60만2951명이 동의했다.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이 논란을 제기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한 청원인은 이 사업을 국민 혈세 1조원이 투입되는 '강원도 차이나타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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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최문순 강원지사. 강원도 제공

역사왜곡 비판을 받으며 일찍 종영한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불똥이 춘천 한중문화타운까지 튀었다. 19일 오전 1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강원도 차이나타운 건설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60만2951명이 동의했다. 하지만 이 글은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반을 두지 않은 채 혐중 감정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이 논란을 제기하며 사업 철회를 요구한 청원인은 이 사업을 국민 혈세 1조원이 투입되는 ‘강원도 차이나타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중국인들이 실제 거주하며 식당이나 상점을 운영하는 차이나타운을 만드는 사업이 아니고 국민 세금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갑자기 추진하는 사업 역시 아니다.

사업 공식 명칭은 ‘한중문화타운’이다. 이 사업은 2018년부터 코오롱글로벌㈜이 중심이 된 민간기업 등이 강원도와 업무 협약을 맺고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쪽은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 작은 중국을 만들어야 하느냐? 우리 땅에서 중국의 문화체험 빌미를 제공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청원인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이 시설은 거주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중문화타운은 한류 영상테마파크와 케이팝 박물관 등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류 볼거리를 제공하고, 한국 관광객도 중국 문화를 체험하며 문화를 교류하는 ‘한국민속촌’과 같은 관광시설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중문화타운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6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문순 강원지사 탄핵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중국문화타운(한중문화타운)이 착공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도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현재 이 사업은 민간기업 등이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본계획 구상 단계에 머물고 있다. 정식으로 인허가 협의를 할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것이다. 강원도는 “이 사업은 강원도가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사업 중단과 추진에 대해 강원도가 강제할 수 없다. 민간기업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 혐중 감정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열 강원도 온라인수출연합회장(강원화장품산업진흥협회장)은 “강원도는 관광과 수출로 먹고사는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국민청원이 논란이 되면서 벌써 도내 다른 기업의 투자 활동까지 위축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한 무분별한 주장에 한·중 양국 간 소통과 우호의 노력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사진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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