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軍 자금줄' 맥주 불매운동 성공.. 군부는 보석팔이 나서

정재호 2021. 4. 19. 17: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얀마 쿠데타 군부의 돈줄이 서서히 마르고 있다.

19일 미얀마프론티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군부 소유의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와 미얀마경제공사(MEC) 산하 주류사가 제조한 '미얀마맥주'와 '다곤맥주'의 국내 판매량이 2월 1일 쿠데타 이후 90%가량 감소했다.

군에 분노한 시민들이 불매운동을 선언한 이후 도매업체는 물론 일반 음식점도 군부 맥주 구매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부 소유 맥주, 쿠데타 후 90% 매출 급감 
600억 원 적자, 기업가치도 10억 달러 감소 
군부, 10일 비공개 보석 경매로 자금 조달  
띤잔 연휴 사망자 26명, 체포·구타 이어져
미얀마 군부가 소유하고 있는 주류사에서 제조하는 '미얀마맥주'. 프론티어 미얀마 캡처

미얀마 쿠데타 군부의 돈줄이 서서히 마르고 있다. 안정적인 자금 공급원이던 맥주 사업이 시민 불매운동으로 사실상 폐업 위기에 몰린 것이다. 다급한 군부는 보석 판매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군부의 유혈 폭압에 맞선 시민의 작지만 의미 있는 성취다.

19일 미얀마프론티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군부 소유의 미얀마경제지주사(MEHL)와 미얀마경제공사(MEC) 산하 주류사가 제조한 '미얀마맥주'와 '다곤맥주'의 국내 판매량이 2월 1일 쿠데타 이후 90%가량 감소했다. 군에 분노한 시민들이 불매운동을 선언한 이후 도매업체는 물론 일반 음식점도 군부 맥주 구매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실제 수많은 식당 앞에는 '군부 맥주 불매 운동 지지' 팻말이 붙고, 사가잉주(州) 등에선 군부 맥주를 길거리에 뿌린 뒤 발로 밟는 시위가 진행됐다.

미얀마 군부 산하 옥 가공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옥을 다듬고 있다. 루일리=AP 연합뉴스

군부 맥주 회사들은 파산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MEHL의 연간 수입(1억1,000만 달러)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던 미얀마맥주는 올해 5,000만 달러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쿠데타 직후 일본의 기린사(社)가 합작 철회를 발표하면서 내리막을 걷던 미얀마맥주의 기업가치 역시 10억 달러 선으로 반토막났다. 군부가 싼값에 맥주회사를 팔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글로벌 주류 기업들은 무시하고 있다. 매각 대금이 군정 운영자금으로 쓰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

군부는 막힌 돈줄을 뚫기 위해 10일 비공개 긴급 보석 경매 행사를 열어 640만 달러어치를 한꺼번에 판매했다. 세계 1위 루비 산지인 미얀마는 금ㆍ옥ㆍ주석 등도 풍부하게 보유한 광물 수출국가다. 다만 현지 보석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미얀마 보석회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이상 군부 우호국이자 주요 수입국인 태국과 중국 등도 지속적으로 미얀마 보석을 구입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얀마 사가잉 지역의 반군부 시위를 이끌던 '리틀 판다' 웨이 모 나잉이 경찰에 체포된 뒤 구타로 멍들고 퉁퉁 부은 얼굴 사진이 공개됐다. SNS 캡처

군부는 분풀이하듯 시민 학살을 이어갔다. 13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최대 명절 '띤잔' 기간 최소 26명의 시민이 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시위 주동자를 향한 불법 체포와 구타도 멈추지 않았다. 미얀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체포 전 모습과 쇠사슬 등으로 구타당한 현재를 비교한 피해 사진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미얀마 민주진영과 소수민족이 연합한 국민통합정부는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통합정부 측은 전날 "24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 초대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고 학살자'일 뿐"이라며 "미얀마 대표는 우리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세안은 이날까지 통합정부의 요구에 공식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