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 / 이화여대서 강연
20년간 창업 네 번과 인수·합병(M&A) 세 번을 경험한 '생계형' 창업가로 자신을 소개한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가 '스타트업의 기업가정신과 출구 전략'을 주제로 이화여대에서 강연했다.
박 대표가 네 번째로 창업한 회사인 크라우드웍스는 인공지능(AI) 고도화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데이터를 가공하는 작업에 일반 대중을 참여시키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과 전수 검수 체계를 도입해 창업 3개월 만에 네이버에서 투자를 받았다. 이후 2018년 8월 17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시리즈A)를 유치한 데 이어 2019년 9월에는 약 100억원의 중간 투자(시리즈B)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설립한 지 3년이 안된 기업이 시리즈B 단계에 도달한 것은 기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일이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의 출구 전략이 중요한 이유로 '투자 생태계 선순환'을 들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출구 전략이란 상장(IPO)과 M&A 두 가지다.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 사례가 전자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된 배달의민족이 후자에 속한다.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IPO나 M&A를 통해 투자자에게 더 큰 자금을 돌려주고, 그 자금으로 더 많은 기업이 다시 투자를 받으며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가 발전한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페이팔'을 만든 창업가와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생태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페이팔 마피아'가 대표적 사례다.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링크트인과 옐프 등에 투자했고,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스티브 천과 채드 헐리는 유튜브를 창업했다. 성공적인 스타트업 엑시트 이후 10개 정도 새로운 기업에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스타트업들이 출구 전략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 이유다.
박 대표는 출구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과 방법을 단계별로 나눠 제시했다. 그는 "시리즈A 투자 단계에서는 솔루션을, 시리즈 B·C 투자 단계에서 회원 수·고객 수·매출액 등의 J커브 성장 곡선을 통해 성장을 증명해야 한다"며 "이때 경쟁사, 시장 변화, 규제 상황 등으로 벤처캐피털(VC)이 공격해 온다면 가장 효과적인 증명은 돈을 버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단계에서 VC가 매력을 느낀다면 그다음에는 기업 가치 산정이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경쟁사 대비 우리의 기업 가치, 시장 규모 혹은 시장 성장률에 대한 기대치 같은 주관적 잣대보다 '시리즈A 시점 대비 얼마나 성장했는가' 같은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객관적 성장 지표를 만들기 위해서는 핵심 지표와 보조 지표 사이 연관 관계를 분석하는 등 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작업자 수 대비 검수자 수, 프로젝트 수 대비 클라이언트 수, 매출 대비 손익과 비용 등을 추출해 월·분기·연 단위 중 가장 적절한 것을 골라 직선 그래프를 뽑아내는 식이다.
박 대표는 투자자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협상을 잘하는 방법은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것"이라며 "기업 가치, 투자 총액, 투자 시점 중 무엇을 얻을지 하나를 결정하고 나머지는 포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협상은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투자 협상이 지연돼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자 유치는 1년 이상 운영 가능한 현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협상은 계약 단계에서 깨지는 경우도 많다"며 "이를 방지하려면 텀시트(term sheet·계약 조건을 담은 문서)를 통해 충분히 상호 간 조건을 협상하고 투자설명회(IR) 단계에서 가급적이면 표준계약서를 받아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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