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족집게로 맞춘 삼성, 이것까지..'삼성이 철학하는 이유' [신간]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2021. 4. 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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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최첨단을 논하기 전, 인간과 우주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평생을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살아온 전(前) 삼성전자 채주락 전무가 평범한 우리도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접근하게 만드는 철학적 질문들을 담은 책을 써서 화제다.

‘삼성전자의 철학자’라 불리는 저자가 인간과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며 인류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방안을 담은 ‘삼성이 철학하는 이유’(344쪽, 값 1만7000원, 쏭북스 펴냄)가 바로 그것.

스무 살 무렵부터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갖고 인간과 우주의 본질, 세상 만물의 구성과 운행 원리를 알고자 하는 열망을 갖게 된 저자는 삼성전자에서 30년 넘게 전자제품을 개발하면서 운 좋게도 평생의 목표인 인간과 우주에 대한 본질을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전자제품 개발업무를 수행하면서 무(無), 정신, 기억, 인간의 미래 등과 관련하여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

저자는 단언컨대 우주는 우리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분야라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전자기기 등은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발견된 일종의 부산물이고, 인간은 우주와 인간의 본질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실체적 본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VD 사업부 선행개발 팀장 당시, 아날로그와 디지털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며 미래 전자제품의 발전 방향을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된 저자는 기술적 역량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부족한 기술은 시간과 자본, 인력을 투입하면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보는 관점이라고 여겼다. 과거 기술적 트렌드와 경쟁사의 동향에만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선도업체를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시대를 선도하려면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함을 느꼈던 것. 그래서 저자는 본질을 알려면 인간의 등장에서부터 종말까지의 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예측되어 왔던 인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들이 더 이상 상상만은 아닌 시대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 기술이 인간의 본질을 파괴한다면 그것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의 무한한 욕심은 궤도 위에 오른 이상 그 진행을 쉽게 멈추지 못할 것이라 예측한다. 때문에 더 늦기 전, 지금이야말로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와 인류의 생존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세상 만물, 즉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이해는 기업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유일한 열쇠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이제라도 1/N의 지구 주인인 평범한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몇몇 리더들에게만 우리의 미래를 맡겨둘 수 없으니 인류 집단지성의 힘으로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지켜 나가자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사는 동안 내내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저자가 ‘삼성이 철학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책을 쓰게 된 이유이다. 정확하게는 더 늦기 전, ‘삼성이 철학해야 하는 이유’ , 아니 ‘우리 모두가 철학해야 하는 이유’이다.

■평범한 우리도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접근하게 만드는 철학적 질문들

- 고(故) 이병철 회장 생의 마지막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 AI가 넥스트 인간이 될 시대가 온다면?

- 지구의 주인 자리를 과연 인간이 유지할 수 있을까?

- 지금 우리가 아는 우주 이외에 또 다른 우주가 있을까?

-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태어나 수 백 년을 살아야 한다면 인간에게 어떤 욕망이 생겨날까?

- 인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우주는 어떻게 구성되었고,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가?

- 최첨단을 추구하기 전, 먼저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 미래 인류를 위해 현재 인류가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 저마다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그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왜 지금 내가 인류 전체의 행복을 생각해야 하는가?

- 고통 없는 생존이란 무엇인가?

- 지속적인 평안한 기쁨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깨달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이 책에 대해 윤부근 삼성전자 고문(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모든 질문을 종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첨단과학과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지금 이 순간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는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를 포함한 모든 근본적인 문제를 삼성 내부에서 이미 지난 30년 동안 고민해온 저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갑고,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궁극적으로 ESG도 인류 생존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허호길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부 교수는 “30여 년 전 20대 후반의 한 청년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소니의 TV 부문에 미치지 못한다’며 한국 경제를 걱정하고 고민하던 그는 사회 초년생인 말단 회사원이었다. 이제 소니 TV는 진열대 뒤편으로 밀려나고, 그가 만들던 TV는 세상의 강자가 되었다. 그 청년은 이제 초격차 디지털 기술을 최전선에서 경험한 중년이 되어 우리 인류가 가까운 미래 사회에서 마주하게 될 각종 화두들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이제는 철학과 종교가 나서서 구체적으로 개입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치열했던 천착을 차분하게 풀어놓고 있다. ‘삼성이 철학하는 이유’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우주의 기원, 인간, 기술의 진보, 미래 사회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지훈 세종대학교 교수는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 ‘사람에게 두렵고 불안한 순간이 더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좀처럼 생각하지 않을 이런 의문을 30년 넘게 품고, 끊임없이 생각해 왔다고 한다. 삶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삼성이 위대한 기업이 된 것은, 이런 엉뚱하지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가 펼치는 치열한 정신의 모험담을 읽으며 ‘깨달음에서 오는 질 높은 기쁨’ 한 자락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나는 왜 이 일을 하는지,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에 대한 막연한 질문을 던져본 적이 많다. 창업을 하는 청년들에게는 ‘당신은 왜 창업을 하는지’ 묻는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많은 사색의 시간을 보내며 세상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한다. 나는 ‘삼성이 철학하는 이유’가 우리가 고민하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 책을 권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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