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개혁은 국민 지지와 '타이밍'..중수청, 지금은 NO"

이원광 기자 2021. 4. 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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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 사진제공=강병원 의원실


"개혁 과제의 실현을 위해선 국민 지지와 '타이밍'(시기)이 중요합니다."

정치권에서 대표적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고위원 선거 출사표다.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도 소중하나 개혁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결과로 나타나려면 국민 공감대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다.

20·21대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여야 정쟁 전선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던 그다. 그의 소신에 진정성이 더해지는 지점이다. '5·2 전당대회'를 앞둔 강병원 민주당 의원(재선·서울 은평을)을 만나봤다.

"중수청 추진은 '실책'"…문제는 타이밍

강병원 의원은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추진은 뭔가 보복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검찰개혁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른바 '99만원 불기소 세트',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등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사회 오랜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검찰개혁이 시작됐다"며 "여전히 검찰개혁은 필요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민주당이 중수청 설치안을 들고 나온 시점을 고려하면 다수 국민이 해당 안을 검찰에 대한 정치적 보복으로 여겼을 수 있다는 아쉬움이다.

강 의원은 "이것은 실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수청은) 당론이 아니었는데 다수 의견인 것처럼 돼서 많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검찰과 감정 싸움, 대립으로 비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해 7월 드디어 출범했고 검경수사권 조정은 올해 1월1일 시작됐다"며 "그렇다면 (이들 개혁안이) 조금 더 안착하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시즌1'의 안착을 통해 국민들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우선이라며 중수청 설치 방안에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 사진제공=강병원 의원실
"'강성' 목소리 당연하지만…당, 자기 중심 가져야 한다"

강 의원은 국민 관심이 집중되는 민주당의 '당내 민주화'을 위한 복안도 내놨다. 강성 지지층 역시 국민으로 이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다수 국민 정서와 괴리된 정책이 추진되지 않도록 민주당과 의원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칭찬도, 쓴소리도, 심지어 찍어주지 않는 국민 목소리도 계신다. 정치인은 모두 경청하는 게 당연하다"며 "(당원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도 의정활동이나 당 운영에 소중한 의견이고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성 지지층을)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며 "안타까운 것은 그분들 주장을 다 받아서 무조건 이 시기에 해야 된다고 해서 당이 중심 없이 끌려간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목소리에) 너무 과민반응해서 당 전체 방향을 이끌어가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강성 지지층의) 쓴소리를 받는 것은 당연히 여겨야 하나 그런 과정에서도 자기 중심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 사진제공=강병원 의원실
"억울해도 당 위해 명예회복 후 돌아온다는 자세 필요"

야당을 두고서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지도부는 국민 눈높에 맞춰 당과 개인을 위한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

강 의원은 폭행 물의를 일으킨 야당 의원을 두고 "즉시 사과했다. 그 정도 수준으로 끝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는데 탈당했다"고 말했다. 성폭행 의혹 제기 후 혐의를 벗은 야당 의원에도 "일단 당을 위해 탈당한 후 무혐의 처분되고 복당 요청을 한다"며 "국민들이 의혹을 가진 상태에서 비난 수위가 높아지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본인 스스로 억울하더라도 당을 위해 명예회복하고 돌아오겠다는 자세가 필요했다"며 "당 지도부도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에 선출되면 쇄신과 개혁 지도부가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21대 국회가 구성된 후 환호성을 지르고 우리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재보궐 선거 결과를 보니 국민 바람과 떨어져 있었다"고 반성했다.

강 의원은 "그 잘못 대부분은 외부에서 찾을 수 없다. 결국 우리의 문제였다"며 "우리 스스로가 더 가혹해지고 엄격해지고 바꾸지 않으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 사진제공=강병원 의원실
강병원은 누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강병원 의원은 전북 고창 출신의 재선 의원이다. 1971년 태어나 대성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수행비서,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맡았다.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됐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역임했고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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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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