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없는 尹 마케팅, 부담스럽다는 尹..'별의 순간' 언제일까?
등판 타이밍 재는 윤석열..'별의 순간', 5월에 오나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레이스에 때 아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 석 자가 등장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의원들이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다. 윤 전 총장 영입에 성공하는 사람이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게 정치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 같은 세간의 관심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본인이 대권주자 1위 자리를 굳혔다는 결과가 발표되는데도, 몸을 낮춘 채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최적의 등판 타이밍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에게 '별의 순간'은 언제쯤 찾아올까.
너도나도 "윤석열과 인연"…尹 '모시기' 경쟁 과열
지난 18일 막을 올린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의 최대 화두는 다름 아닌 '대선'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누가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적임자일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후보들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과의 인연을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권성동 의원은 윤 전 총장 영입과 관련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권 의원은 이날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고, 지도부 일원이 된다면 여러 방법을 동원해 윤 전 총장과 접촉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권 의원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는 "윤 전 총장 외가가 내 지역구인 강릉이고, 과거 (윤 전 총장이) 강릉지청에 근무할 때부터 가끔 만난 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권 의원은 사법연수원 17기로, 윤 전 총장(23기)보다 선배지만 나이(1960년생)가 같다.
전날 출마 선언을 한 김기현 의원과 김태흠 의원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저마다 윤 전 총장과의 접점을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대학(서울대 법대) 1년 선배라는 점과 본인이 연루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윤 전 총장이 수사한 이력을 부각시켰다. 원내대표 후보군 중 유일하게 충청(충남 보령·서천) 지역 후보인 김태흠 의원의 경우 윤 전 총장의 부친이 충청(충남 논산) 출신이란 점을 강조하며 '충청권 민심'을 자극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합류 여부는 아직 미정이지만, 당내에서 윤 전 총장에 대적할 만한 대권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권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으로선 어떤 형태로든 윤 전 총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쥐려는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에 적극적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쏟아지는 관심 "부담스럽다"는 尹, 정계 입문은 언제?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이 같은 국민의힘의 구애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각계 석학들과 만나며 '대권 수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인상을 보이면서도, 정계 진출 시점 및 방법과 관련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정치권 인사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이 전부다. 본인이 정치적 행보를 구체화하기엔 준비가 덜 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본인을 소재로 한 책들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현상과 관련해서는 "황당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윤석열의 진심》, 《구수한 윤석열》, 《윤석열 국민청문회》 등 그의 이름을 딴 책들이 잇따라 발간되고 있는데, 정작 윤 전 총장 본인은 책 출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최근 측근에게 "요즘 나를 파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불편한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심정과는 별개로 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1위 자리를 굳히면서다. 19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YTN 의뢰, 16일 조사, 18세 이상 101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37.2%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16.2%포인트 앞선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오는 5월께 정계 진출을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5월 중순이면 여야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지도부 체제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후 대선 후보 경선까지 정치권 판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맞춰 윤 전 총장도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3일 "5월쯤 되면 무슨 빛이 보이지 않을까"라고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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