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이번에는 한국 관광 홍보 기사..韓中 교류 신호탄 되나?
중국은 중앙 물론 지방마다 방송국, 신문사가 있고, 여기에 인터넷 매체를 포함하면 정확히 언론 매체가 몇 개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수 많은 언론 매체 가운데 정부의 입장과 의중을 담아 보도하는 매체를 흔히 관영매체라고 하는데요, 신화통신과 CCTV(중국중앙방송), CNR(중앙인민라디오),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5개 매체가 대표적인 중국 관영매체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국수주의적 성격이 강하고 경쟁국과 적대국을 상대로 자극적인 기사나 사설로 공격하는 대표적인 관영매체가 바로 환구시보(環求時報) 입니다.
일반적인 관영매체가 비교적 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고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상대적(?)으로 논조의 수위를 낮게 조절하는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수주의적 매체 '환구시보' 한국 관광홍보 광고에 이어 인터뷰 기사 게재
오늘(19일) 발행된 환구시보에는 지난 주 한국 관광 홍보성 광고에 이어 한국 관광을 알리는
한국관광공사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한국관광공사 유진호 베이징 지사장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부터 내년까지 한중 문화교류의 해와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간에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국관광공사도 이를 계기로 우수한 관광목적지로서 한국의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중은 우호적인 이웃국가로 2016년 1,280만 명이 상호 방문했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 2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4년 강원도 청소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서 '동계올림픽'이 우호관계 촉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게재된 기사에는 코로나 19 이후 스마트 관광에 대한 한국의 상황과 함께 기본적인 집단 면역이 생길 경우 제한적이고 조건부 여행재개가 가능하며 연말쯤에는 한중 양국 간 자유로운 여행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이에 앞서 1주일 전인 지난 12일에는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광고가 환구시보에 실렸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서울 경희궁을 배경으로 한 한국관광공사의 광곱니다.
한국이 당신에게 묻습니다. '예전에 ~ 을 한 적이 있습니까?"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체험하세요.
광고 왼쪽 상단 부분을 보면 작지만 '한류'라는 단어도 눈에 띕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간 갈등이 시작된 이래 중국 관영매체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광고와 기사가 실린 것입니다.
앞으로 환구시보에는 4차례나 더 기사와 광고가 실립니다.
지난해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영상에 등장했던 부산과 안동,목포,강릉,전주 등 관광거점도시의 특집 기사가 실리고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인 걸그룹 ITZY(잇지)의 광고도
실릴 에정입니다.
또 중국 온라인 인터넷 스타 왕홍(網紅)의 한국관광 인터뷰도 게재됩니다.
그동안 환구시보는 김치와 한복의 중국 기원설 등 잘못된 기사를 게재했고, 지난해 밴플리트상을 수상한 BTS의 소감을 왜곡하는 등 한국을 공격하면서 우리나라의 반중 감정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정부 의중 대변 '관영매체'... '한국 관광'에 대한 신호?
이같은 국수주의적인 관영매체가 한국 관광 홍보 기사와 광고를 게재한 것에 대해 중국 정법대 문일현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의중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한국 정부의 정책적 광고를 게재했다는게 이례적입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한 특히 한국 관광에 대한 문을 열겠다고 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 일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적 방향을 알린다는 점에서 관광을 주도하는 중국 여행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게될 걸로 보입니다."라고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임장을 덧붙였습니다.
■ 정상,외교장관 등 꾸준히 문화교류 협의 .....성과는 아직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 통화에 이어 이달 초 중국 샤먼에서 열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한중 교류의 중요성이 재확인됐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지난 6일 열린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 한중 교류 30주년을 맞아 교류를 강화하고 상반기 안에 한중관계 발전 위원회를 가동해, 향후 30년의 로드맵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기자는 국제협력과 국제 민간 문화교류 등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 대외우호협회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한령'이 언제 쯤 풀릴 것으로 생각합니까" 라과 관계자에게 질문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한한령(限韓令)이 무엇입니까?" 였습니다.
정말로 한한령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그는 " 한중 양국은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지만 서로 좋다고 여기는 감정이 부족하고, 상대방에 대한 연구를 더 해야할 뿐 아니라 민간 교류와 역사 교류를 통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야 한다"'라며 교류의 필요성이 있음을 내비췄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상, 정치권의 희망섞인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한중 교류는 아직도 안갯속입니다.
사드 배치 이후 2017년부터 악화됐던 한중 갈등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오히려 김치, 한복,삼계탕, 윤동주 시인 등 사안 마다 중국 측의 무리한 주장으로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중 합작 영화와 드라마 등 40여 편의 방영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방영이 확정됐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미뤄지고 있는 경우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한중 교류가 관영매체의 보도로 하루 아침에 당장 활성화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 역시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의중을 반영하고 더욱이 국수주의적 성격이 강한 관영매체가 연이어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것을 보면 한중 교류에 변화의 흐름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민성 기자 (ki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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